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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짝퉁 부품시장을 가다/ <중> 소비자 생명 위협하는 짝퉁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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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짝퉁 부품시장을 가다/ <중> 소비자 생명 위협하는 짝퉁 부품

입력
2009.04.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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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7월 필리핀 마닐라의 현대자동차 고객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행 중 타이밍벨트가 끊어져 AS센터에서 'MOBIS'라는 마크를 보고 교환서비스를 받았으나, 2~3일도 안돼 파손된 것이다. AS를 또 받았으나 재차 고장이 나자, 이 고객은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클레임을 제기했다. 현대모비스의 검사 결과 문제의 타이밍벨트는 중국산 짝퉁 부품으로 판명됐다.

#2. 지난해 2월 중국산 저질 볼베어링이 우리 육군에 납품된 사건이 발생했다. 수입업자가 2.5톤 및 5톤 군용트럭의 바퀴에 장착되는 볼베어링 40여종 4만여개(8억원 상당)를 납품했는데, 외부기관에서 시험평가를 한 결과 21개 항목 중 18개가 인증 기준에 미달하는 짝퉁으로 밝혀졌다. 만일 이 짝퉁 부품이 사용됐다면 바퀴 축과 연결되는 볼베어링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파손돼 전복 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다.

중국산 자동차 짝퉁 부품의 피해는 결국 그 부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소비자가 속아서 샀든, 짝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싼값에 혹해서 샀든 그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다. 짝퉁 부품은 정품과 달리 불량 재료를 쓴데다 안전검사 등을 제대로 받지 않아 품질이 떨어진다. 성능테스트를 해 보면 품질 수준이 순정부품에 비해 50% 이상 낮아 운전자의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눈으로 짝퉁 부품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결국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다. 현대모비스 베이징법인 조봉현 부장은 "짝퉁 부품 가격이 정품 도매가의 30% 수준에 거래돼 소비자들이 싼값에 유혹당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짝퉁과 순정부품을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외견상 구별이 어렵다는 점을 노려 일부 수입업자들이 국내ㆍ외에서 무차별적으로 짝퉁 부품을 유통시키고 있다. 실제 2004년 5월 경기 남양주의 한 자동차 부품 무역상은 저질 브레이크 패드에 중국에서 수입한 가짜 검사필증을 부착해 만든 짝퉁 부품을 수출해오다 사법기관에 적발됐다. 이 사건으로 부품 및 포장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복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던 홀로그램 검사필증조차 위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같은 해 6월에도 경기 파주시의 자동차 부품 수입업자가 중국에서 짝뚱 헤드램프를 들여와 유통시키다 적발됐다. 당시 수사 관계자는 "외관상 전문가도 쉽게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히 복제됐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나 그 부품을 사용하는 완성차 업체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짝퉁 부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품질에 불만을 가질 경우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의 신뢰도가 추락하기 때문이다. 강홍기 현대모비스 AS부품 담당 이사는 짝퉁 부품은 운전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소비자 신뢰 하락은 해당 제품이 가짜였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진 후에도 완전하게 회복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ㆍ상하이=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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