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혁 ●허영호준결승전 4세트 2009년 2월 5일
<장면 6> (48 ~ 60) 유창혁이 앞 장면에서 히든을 사용해서 별 이득을 보지 못하자 허탈한 심정으로 반상 최대의 곳인 48을 차지했지만 이미 국면은 흑의 페이스로 바뀌었다. 허영호가 51로 좌상귀 패를 되따낸 것은 히든을 쓰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이 때 유창혁이 52로 우하귀 흑 한 점을 맛좋게 잡은 건 잘 한 일이다. 실리도 크고 상대가 이 부근에서 히든을 쓸 여지를 아예 없애 버렸다. 장면>
허영호가 드디어 53으로 D6에 히든을 썼다. 지금 국면에서 가장 확실한 히든 장소는 좌상귀지만 그곳은 들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딱 이길 만한 정도의 곳을 선택한 것이다.
유창혁으로서는 여기서 스캔을 사용해야 할 지 고민이다. 스캔을 써서 히든을 찾으면 좋지만 만일 찾지 못하면 그냥 2점을 손해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창혁이 과감히 스캔을 신청했다. 잠시 후 유창혁의 마우스 커서가 거침없이 허영호의 히든이 숨겨진 D6 부근을 향해 움직였다.
이를 보자 해설자 김성룡이 "유창혁 선수, 뭔가 감을 잡았나 봅니다"고 외쳤고 관중석에서도 모두들 숨을 죽인 채 '히든 찍기'를 기다렸지만 유창혁의 마우스커서는 D6에 잠시 멈췄다가 그만 E7로 방향을 틀고 말았다. 만일 D6을 찍어서 상대의 히든을 찾아냈더라면 유창혁이 이번 세트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을 텐데 간발의 차이로 빗나가다니 정말 아쉽다. 스캔이 실패했으니 가장 불안한 곳인 좌상귀 54(△)로 손이 돌아간 건 어쩔 수 없다.
유창혁이 자신의 히든을 찾아내지 못하자 허영호가 "이제는 이겼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다. 55, 57로 상대에게 마이너스를 먹인 다음 59로 플러스점을 차지해서 점수차를 계속 벌렸다. 유창혁도 서둘러 60으로 마지막 남은 플러스점을 차지했지만 어느덧 양측의 돌점수가 51대 51로 동점이 됐다. 그렇다면 아직 히든이 들키지 않고 있는 흑이 단연 유리하다.
박영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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