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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40돌 국립현대미술관 '미래 설계'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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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40돌 국립현대미술관 '미래 설계' 세미나

입력
2009.03.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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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았다.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10월 경복궁 내 건청궁에서 직원 8명의 소규모로 출발했다. 1986년 과천으로 이전한 뒤 현재 직원 100명에 큐레이터 18명, 6,500여점의 소장품을 가진 미술관으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국립미술관으로서의 위상은 여전히 형편없는 게 현실이다.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전시 프로그램의 부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 등으로 관람객의 외면을 받아 2000년 85만311명이었던 관람객 수는 2007년 43만4,248명으로 급감했다. 무료 관람제를 실시했던 지난해에도 관람객은 57만9,635명에 그쳤다.

지난 1월 기무사 터에 서울관 건립이 확정되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어떻든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한 미래 설계' 세미나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려 눈길을 모았다. 그간 내부에서만 하던 논의를 외부로 들고 나와 국립현대미술관의 갈 길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서울관 건립이었다. 세미나에서 '서울관 건립 계기, 국립미술관의 역할과 기능 분담'을 발표한 한종훈 한국예술행정연구소 소장은 "서울관에 본관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과천 본관의 경우 접근성 문제뿐 아니라 현대미술에 부적절한 전시공간 등의 한계가 있으므로 창작스튜디오와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 미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한 소장은 현재 검토되고 있는 기무사 건물의 리모델링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테이트모던이나 프랑스의 오르세미술관 등은 발전소나 철도역사 등 층고가 높고 넓은 건물을 활용한 것이지만, 기무사 건물은 이들과 환경이 다르고, 최근 세계적 조류는 미술관 자체를 작품으로서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관 건립이 국립현대미술관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것이라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관의 경우 주위에 공연장, 박물관, 화랑, 문화원 등 많은 문화시설이 자리잡고 때문에 뚜렷하게 밀고 나갈 가치관과 철학이 없다면 오히려 바보가 돼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천관을 전문가들만의 공간으로 규정할 경우 더욱 유명무실해져 창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외부 인력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유진상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는 '미술관 전문인력 확충 및 운영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한 발표에서 "현재의 인력 선발체제로는 미술관에 요구되는 다양한 임무들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설되는 분관장이나 국제업무 담당에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진석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역시 "유럽에서는 이미 기획자들의 넘나듦이 일반적인데 국내 미술관 중 외국 큐레이터가 활동하는 곳은 백남준아트센터뿐"이라면서 "현재 큐레이터들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의 제시라는 측면에서 개방성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지연 동덕여대 교수는 "외부 인력의 일회적 참여가 미술관 기능에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고, 이추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역시 "단순히 외부에서 인력을 데려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상처의 원인치료가 되지 못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는 '미술관 공공마케팅'에 대한 발표에서 "관람객 확대와 관리를 위한 전문성 및 인력 확보가 미비해 외국인 관람객에 대한 통계자료조차 구축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해외 블록버스터 전시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스타 메이킹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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