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실시간 'e-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인터넷 미팅은 '투명한 정부' '워싱턴을 벗어난 쌍방향 정치'를 주창했던 대선 공약을 실천한 것으로,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정부 정책에 대해 쌍방향 대화를 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오바마가 처음이다.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국민과 온라인 대화를 한 적이 있으나 채팅 수준에 불과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국무부 블로그와 미니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미국 외교의 현안을 네티즌과 활발히 논의하는 가상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인터넷이 오바마 정부의 대 국민소통의 주요 통로로 자리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9만3,000명이 백악관 웹사이트에 문자와 동영상으로 올린 10만4,000개의 질문 중 온라인 투표를 통해 교육, 모기지 위기, 고용 아웃소싱, 건강보험 등 6개를 선별해 답변했다. 온라인 투표에는 무려 360만명이 참여했다. e-타운 미팅에는 100명의 방청객도 자리를 함께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기간산업이지만, 현재의 수익모델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경제가 바닥을 쳤다 해도 실업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는 등 미국 경제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엉뚱한 질문에는 "꽤 인기 있는 질문인데, (경제에)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받아 넘겠다.
오바마 대통령의 e-타운홀 미팅에 대한 평가는 매우 우호적이다. 웹 전문가인 돈 텝스콧은 "인터넷이라는 미디어가 국가 통치 방식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매체 편집자 애덤 오스트로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을 정치에 참여하게 하는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도 미 정부 공식 웹사이트(america.gov)와 국무부 웹사이트(state.gov)는 물론 공동체 사이트 '페이스북',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트위터' '플리커' 등을 통해 네티즌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아시아 순방을 떠나면서 국무부 블로그에 순방에 임하는 소회에 관한 글을 남겼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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