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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기업 구조조정도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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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기업 구조조정도 실망스럽다

입력
2009.03.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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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개 중소 건설ㆍ조선 업종에 대한 2차 신용위험 평가가 마무리됐다. 퇴출과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된 기업은 20개로, 1월 말의 1차 때(16개사)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당초 기대에 비해선 칼날이 무뎌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시장 불안감을 없애겠다는 금융당국의 취지와 달리 은행들의 옥석(玉石) 가리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이미 부도로 쓰러졌거나, 사장이 도주한 기업 등 껍데기 회사까지 상당수 포함됐다. 여신규모도 크지 않아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늘어나면 부실자산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살생부 판정에 소극적이면 연쇄부도 등 부실 파도가 몰려올 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구조조정은 경제의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된다. 고통을 감내하기 싫어 부실기업까지 살리겠다는 쪽으로 구조조정이 변질되면 금융회사의 부실이 더 커질 것이다.

금융회사가 부실화하면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 지원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은행 등 금융회사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20조원의 자본확충펀드,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 등 이중삼중의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하라고 공적자금까지 지원하는 판에 부실판정에 소극적이라면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다.

은행들은 내달로 예정된 해운업 신용위험 평가와 44개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에선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제대로 된 구조조정 성과를 내야 한다. 1, 2차 때처럼 살생부 판정이 무뎌진다면 신용경색 해소가 지연되고, 경제회복도 그만큼 불투명해진다. 구조조정 자금이 부실기업으로 흘러갈 개연성도 높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기업 신용위험 평가가 '무늬만 구조조정'이 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게을리한다면 경제의 조기 회복은 그만큼 지연될 것이다. 은행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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