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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축사할 상황이…"/ 뒷마당 지인 혼사 끝내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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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축사할 상황이…"/ 뒷마당 지인 혼사 끝내 불참

입력
2009.03.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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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발 '박연차 리스트'가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9일 참석할 예정이었던 지인의 결혼식장에 끝내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사저 뒤 잔디광장에서 초ㆍ중학교 친구인 이모씨 아들이자 재직당시 행정관으로 데리고 있었던 A씨(35)씨의 전통혼례에 참석해 축사를 할 계획이었다.

당초 작성된 봉하마을 전통혼례 순서에도 대례(大禮) 가운데 고천문(告天文) 낭독에 이어 '길눈이 말씀(VIP)'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신랑, 신부 및 하객들을 위해 간단한 인사말을 하기로 돼 있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김경수 비서관은 "혼주 측에서 끝까지 (노 전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해 가능하면 참석하려 했지만 최근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어제 최종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예식장소와 관련, "혼주가 봉하마을에 살고 있고 잔디밭이 마을소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사저에 근무했던 A씨는 현재 노 전대통령이 참여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봉하마을에 근무하면서 사저 일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지역구인 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혼례 직전 방문해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방문하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결손식에 참석했던 봉하마을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절친한 고향 친구이자 청와대에 있을 때 비서관으로 데리고 있었던 신랑의 결혼식장에 참석하지 못할 만큼 심정이 정말 착잡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5일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형 건평(66) 씨가 구속되자 "가족의 한사람으로서 동생의 도리도 있다"며 국민에게 사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뒤 방문객들과의 인사를 공식적으로 중단한 채 115일째 칩거 중이다.

김해=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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