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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정교수 승진 과반탈락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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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정교수 승진 과반탈락의 충격

입력
2009.03.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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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1학기 정교수 승진심사에서 신청한 부교수 61명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28명(45.9%)에 대해서만 승진을 결정했다. 공무원법과 서울대 규정에는 '정교수로 승진하면 정년을 보장 받는다'고 돼 있어 승진심사를 강화한 것은 정년보장 교수(테뉴어)의 자격을 더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가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의례적으로 승진시키던 방침을 바꾼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정교수 승진률은 72.8%, 63.9%, 53.8%로 매년 낮아져 왔으나 과반수 탈락은 처음이다. 지난해 승진심사위원회와 별도로 '정년보장 심의위원회'를 발족시킨 서울대는 '정교수=테뉴어'라는 관행을 허물겠다고 밝혔다.

선진국처럼 연구 업적과 성적에 따라 부교수가 테뉴어가 될 수도 있고, 정교수가 됐더라도 정년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서울대가 정교수 승진 기준을 갈수록 엄격히 하고, 지난해 테뉴어 대상자 39명 중 10명을 탈락시킨 것은 같은 맥락이다.

대학 개혁을 선도하고 있는 KAIST 서남표 총장은 2007년 9월 테뉴어 승진 후보자 38명 가운데 15명(39.5%)을 탈락시키면서 "뻔한 연구를 하려면 나가라"고 질타했다. 이후 KAIST에선 한 학기에 불과 10여명이 테뉴어 심사를 받았고, 90% 가까이 통과됐다. 정교수만 되면 으레 정년이 보장되던 관행이 사라짐에 따라 자신이 없는 교수들이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 연구실에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풍경이 자리를 잡으면 대학의 수준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서울대가 승진심사를 강화하면서 각 단과대가 추천한 교수들까지 대거 탈락시킨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법인화를 앞둔 서울대는 교수들의 능력과 연구 설적을 연봉제로 평가하고, 승진과 재임용 등 인사에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교수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학생들을 뽑아가는 수완보다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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