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최고의 용병다웠다.
삼성화재 추크 안젤코(26)는 지난 24일 신협상무와 최종전에서 오른 새끼발가락이 삐끗하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PO)를 앞둔 터라 삼성화재로선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안젤코는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고,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각 3개 이상)을 달성하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라이트 안젤코는 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NH농협 PO(3전2선승제) 1차전 대한항공전에서 38점(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 후위공격 15개)을 폭발시키며 3-2(22-25 25-23 25-19 23-25 15-11) 역전승을 이끌었다.
안젤코는 포스트시즌 역대 통산 1호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1차전을 승리한 삼성화재는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발가락 통증 때문인지 이날 안젤코의 몸은 무거웠다. 안젤코는 1세트에 상대 용병 칼라(38점)의 블로킹에 3차례나 막히며 주춤했다. 하지만 2세트 들어 투지를 발휘한 안젤코는 상대 코트를 휘젓기 시작했다.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9점을 올리며 페이스를 올렸다.
3세트에서 안젤코는 스파이크 후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후위공격을 내리꽂으며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안젤코의 고공강타와 신선호(12점), 고희진(8점)의 중앙 공격이 살아난 삼성화재는 2, 3세트를 연거푸 잡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하지만 4세트에 또다시 칼라를 막지 못한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2-2를 허용하며 5세트를 맞았다. 안젤코는 6-6으로 팽팽하던 5세트 승부처에서 2득점에 성공하며 흐름을 바꿨다. 9-7로 앞설 땐 디그 후 올라온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안젤코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고, 삼성화재는 승기를 잡았다.
한편 대전충무체육관은 26일 여자부 PO에 이어 이틀 연속 풀세트까지 가는 명승부가 펼쳐져 배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9일 흥국생명-KT&G, 30일 대한항공-삼성화재의 PO 2차전은 각각 천안과 인천에서 열려 그 열기를 이어 받는다.
대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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