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는 한국과 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영 출신 윤이상이 독일로 가서 유럽의 유수 음악제를 통해 데뷔하고 스타덤에 올랐듯이 통영국제음악제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2011년부터 3년간 통영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알렉산더 리브라이히(41ㆍ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는 통영국제음악제가 나아갈 방향으로 새로운 음악과 신진 예술가들의 전진기지 역할을 강조했다.
27일 개막한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 연주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 음악제와 윤이상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밝혔다.
"통영국제음악제를 윤이상 작품만 연주하는 추모음악회처럼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별로 재미없을 겁니다. 그보다는 음악제를 통해 젊은 작곡가들과 새로운 음악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통영이라는 곳에 심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차르트의 고향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모차르트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음악과 신진 예술가들을 소개하죠. 반면 100년 이상 바그너 음악으로만 해 온 바이로이트 음악제는 한계에 부닥쳤다는 비판을 듣고 있습니다."
그는 윤이상의 음악이 매우 강렬하고 매력적이라고 했다.
"윤이상 작품은 표현력이 뛰어나 호소력과 오케스트라의 파트별 교감이 강하죠. 윤이상은 별세했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생명력에 있어 이 음악제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용광로이고, 윤이상은 그 구심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괴테협회와 독일학술교류처(DAAD)가 진행한 '코리아 프로젝트'에 발기인으로 참여해 2002년 '융에 도이체 필하모닉'을 이끌고 평양과 서울에서 윤이상과 브루크너 작품을 연주했다. 2005년에도 6개월간 평양을 여러 번 방문해 북한 지휘자들을 훈련시켰다.
"외부와 차단된 북한에 들어가서 그곳 음악가들과 교류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남북한 모두에서 한국인이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고 열정적임을 발견했죠."
그는 통영국제음악제가 10주년을 맞는 2012년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를 창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중심으로 저명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전문 연주자들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독창적인 공연 프로그래밍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그가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지 1년 만에 정기연주회 티켓 판매율이 40%나 증가했다. 예술감독으로서 그가 통영국제음악제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지 기대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통영=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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