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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롯데월드 왜 이렇게 서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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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롯데월드 왜 이렇게 서두르나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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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지역에 555m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제2 롯데월드를 건립하는 계획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롯데그룹이 지난 10여년 동안 야심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서울공항의 항공기 이ㆍ착륙 안전성과 인근 송파지역은 물론 성남시 개발 문제 등이 얽혀 그 동안 신중한 입장이 다수였다.

그런데 정부가 이번에 서울공항의 항공기 이ㆍ착륙 안전성을 검토한 용역보고서를 근거로 '문제 없으니 밀어붙여라'는 식으로 상황을 몰아가고 있어 '롯데그룹을 위한 도시 개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제2 롯데월드의 안전성에 대해 한국항공운항학회에 용역을 의뢰한 것은 지난 10일이었다. 정부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이 학회의 보고서를 근거로 25일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조정위원회 본회의 확인절차만 남기고 있으니 사실상 확정됐다고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 10년 넘게 불가 입장이었던 것이 서울시장 시절 허가를 내 주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위험할 수 있다'가 '대체로 안전하다'로 돌변했다.

지난 해 서울공항 항공기의 이ㆍ착륙 위험성을 경고했던 공군 참모총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교체됐고, 이를 전후해 국방장관의 공개적 판단이 오락가락했음은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이어 국회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양측의 주장이 팽팽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자체 의뢰한 학회의 보고서를 근거로 10여년의 논란을 10여 일의 검증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서두르는 태도에는 공감할 수 없다.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옆으로 조금 틀어서 해결될 문제라면 주변의 군사시설을 굳이 다른 곳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이는 군사시설 이전을 전제로 한 송파신도시 개발과도 맞물려 있다. 제2 롯데월드 건설은 서울 남동부 도시계획이라는 전반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설령 한국항공운항학회의 보고서를 100% 신뢰하더라도 그것만이 허ㆍ불허의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서두를 게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더 깊고 넓은 논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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