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1억원의 상품권을 수 차례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수석은 부인과 함께 2004년 12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박 회장과 김정복 중부지방국세청장 부부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5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200장이 든 봉투를 박 수석에게 건넸다.
박 전 수석은 이후 부인을 통해 몇 차례 상품권을 돌려주라고 했지만 부인은 돌려주지 않았다. 박 전 수석은 "'돌려줬냐'고 물어보니 (부인이 부산 사투리로) '됐다 됐다'고 말해 돌려준 줄 알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상품권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 1월 청와대에서 퇴임한 뒤 박 회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직접 걸어 만나자고 했다. 상품권 대신 수표 1억원을 인출해서 대신 돌려주려고 준비까지 했다
. 하지만 박 회장은 금품을 돌려주려고 만나자는 줄 알고 거부했다. 박 전 수석은 "내가 이미 청와대 사람이 아니어서 만날 필요가 없어서 거부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돌려주려고 했던 정황은 박 전 수석과 부인, 박 회장의 진술이 모두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인이 상품권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을 알면서 박 전 수석이 왜 수표로 대신 돌려주려고 했는지, 이후에는 왜 돌려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석연치 않다. 홍 기획관은 수표로 돌려주려 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박 전 수석의 부인은 결국 2007년까지 상품권을 갖고 있다가 백화점에서 시계와 반지 등 고급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데에 모두 썼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