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11시 30분께 도착하자마자 한국에 제 팬이 많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꼭 좀 전해주세요."
요즘은 흔히 '미드'로 불리는 미국 TV드라마 시리즈 '24시'로 국내 젊은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키퍼 서덜랜드(43)가 애니메이션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처음 찾았다.
키퍼 서덜랜드는 '24시'에서 미 대통령 암살을 막으려다 아내를 잃은 전직 대테러반장 잭 바우어 역으로 진중한 연기를 하지만 '몬스터…'에서는 코믹한 장군 목소리를 연출해낸다. 그는 26일 "비록 목소리 연기지만 첫 코미디 도전"이라고 말했다. '몬스터…'는 몬스터라 불리는 지구의 돌연변이들이 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24시'에선 옳은 일이면 상사의 명령도 거부하는 저돌적 성격으로 나오지만 그의 외모는 의외로 부드러웠고, 행동은 조심스러웠다. 호텔 직원에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무엇을 부탁할 때 그의 드라마 속 이미지는 자취를 감췄다고 '몬스터…'의 목소리 연기를 재현할 때는 장난기가 넘쳤다.
그는 '24시'의 영화화에 대해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정말 영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모든 시즌이 끝난 다음에 생각할 일이지요." '24시' 출연이 자신의 경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선 "24시간 이야기해도 모자란다"고 했다. "바우어는 착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인간적 매력이 돋보이는 인물이죠."
그는 "현재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의 한인타운에 산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이 친숙하고 방문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웃들이 대부분 한인들이고 김치도 매우 좋아합니다. 다음엔 좀 더 여유있게 방한, 한국문화를 제대로 즐기고 싶습니다."
서덜랜드는 이날 오후 늦게 미국으로 돌아갔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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