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업 경영진의 잇따른 보너스 및 퇴직보상금 지급 계획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경영자 보수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경영진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5일 "정부 구제금융을 받거나 인원감축,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 임원이 거액의 보너스나 퇴직금, 스톡옵션 등을 챙기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일"이라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했다.
앞서 프랑스 정부가 지분 8.3%를 보유한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는 티에리 모랭 최고경영자(CEO)에게 320만유로의 특별 퇴직상여금을 지급키로 결정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투자부문 은행인 칼리옹의 자회사 경영진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5,100만유로의 보너스를 챙기려다 비난을 샀다.
심상치 않은 여론에 프랑스 정부는 경영진이 과다 보수를 통제하지 못하면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측근인 앙리 귀에노는 경영자단체인 메데프(MEDEF)에 "이 달 말까지 경영자 보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부가 직접 법제화를 위해 나설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산업장관과 노동장관 등 각료들도 재계 압박에 나섰고,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무책임한 경영진이 늘어나면 경제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가세했다.
5만~15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던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의 경영진 4명은 최근 정부 압박에 굴복, 스톡옵션 포기를 결정했다. 메데프도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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