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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 "미국, 파키스탄 접경 정밀폭격 준비중"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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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무인 정찰ㆍ폭격기 '프레데터'를 이용, 아프가니스탄 접경 파키스탄 지역의 탈레반 및 알카에다 지도부를 정밀폭격하려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미국은 파키스탄 영토 폭격이 자칫 민간인 희생을 초래, 반미감정을 자극해 가뜩이나 허약한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친미 정권을 위기로 몰수 있어 폭격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전쟁을 최우선 외교과제로 선언하고 미군 1만7,000명 증원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전역에서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미국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WSJ는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27일 아프간전쟁 전략에 대한 광범위한 재검토 결과를 발표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 등은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내부 비밀조직 'S 윙'이 탈레반 등 아프간 3대 반정부 집단을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카불 인도대사관을 공격, 54명의 희생자를 낸 잘랄루딘 하카니 세력을 ISI가 도왔다는 증거도 포착했다.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ISI에 탈레반과의 관계 단절을 명령했지만 지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자르다리 정권의 약화를 감수하고라도 탈레반이 세력을 키우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프레데터의 폭격과 정찰 활동으로 최근 6개월간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수뇌부 20명 중 절반 이상이 살해 또는 생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군부는 프레데터의 공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알카에다 지도부가 프레데터에 포착되지 않기 위해 과수원 나무 밑에서 노숙을 하고 있으며, 보안을 강화하느라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 미군의 분석이다.

WSJ는 미군의 첫번째 표적이 파키스탄 국민도 적대감을 갖고 있는 파키스탄 출신 탈레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라고 보도했다. 메수드는 자르다리 대통령의 부인으로 2007년 살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레데터는 파키스탄 국경 지대에 숨어있는 메수드의 본거지를 최근 네 차례 공격해 8명 이상의 무장세력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탈레반 지도자 뮬라 무하메드 오마르 등이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서부 발루치스탄주의 주도 퀘타를 공격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파키스탄에 숨어있는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공격하되 파키스탄 국민의 반미감정 자극은 최소화하려는 미국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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