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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아동도서전서 만난 英 청소년문학 작가 알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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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아동도서전서 만난 英 청소년문학 작가 알몬드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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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면서 항상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죠. 위험과 마주치고, 사랑을 잃고, 누군가의 죽음을 접하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이 내 소설에서 공감하는 것은 그런 진실일 겁니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46회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행사장에서 영국의 인기 청소년문학 작가 데이비드 알몬드(58ㆍ사진)를 만났다. 2002년 소설가 김연수씨가 번역해 국내에서 지금까지 14쇄를 찍은 <스켈리그> 의 작가다.

한국에서는 <해리 포터> 시리즈나 <트와일라잇> 등의 판타지 작품에 가려있지만, 영미권에서 알몬드의 인기는 <해리 포터> 의 작가 조앤 롤링 못지않다. 그의 다른 작품 <푸른 황무지> 도 역시 김연수씨 번역으로 2006년 국내에 소개됐다.

알몬드의 작품은 시종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풍긴다. 카네기상과 휘트브레드상을 그에게 안겨주고 30개 언어로 번역된 <스켈리그> 의 주인공은 폐창고에 숨어 사는 '관절염 걸린 천사'. 알몬드는 "어두운 얘기를 쓰려고 마음먹지 않지만, 쓰다 보면 내 안의 어두운 부분이 발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7살 때 여동생이 죽고 10대 때 아버지를 여읜 경험의 영향"을 부인하지 않은 그는 "작품은 마음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우러나와 작품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에는 삶의 고통을 드러내는 어두움이 흐르지만, 영국 청소년문학의 특징인 판타지도 혼재돼 있다. 알몬드는 "결국 세상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비현실적 요소는 그런 세상에 대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어두움 끝에는 늘 빛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몬드는 문학을 전공했지만 막노동을 하고 호텔 벨보이, 우편배달부로도 일했다. 초등학교 교사, 출판사 편집자를 하기도 했으나 "창작과의 병행은 결국 불가능했다"고 한다. 1990년대 중반 인기작가가 되기까지 "글 쓸 시간과 돈을 벌기 위해" 숱한 직업을 전전했다.

"모든 직업이 글쓰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가르치는 일은 정말 애착이 가는 일이었어요. 이제 글 쓰는 것만으로 생활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경험의 폭이 좁아져 영감을 얻기 힘든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려 노력하죠."

'청소년문학'이라는 틀이 한계로 느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겐 '청소년'이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썼을 뿐인데 그것이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계가 아니라 진실을 담는 겁니다."

볼로냐=글·사진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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