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려대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했다. 남은 절차는 연료 주입 뿐. 이제는 발사 여부보다는 북한이 언제 로켓을 발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미사일 기지 내 수직발사대에 장거리 로켓을 장착한 것으로 파악된 것은 24일.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로켓을 발사대에 세워 장착한 이상, 액체 연료를 주입함으로써 발사 준비를 마치는 데에는 1주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서두를 경우 늦어도 이달 말이면 발사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2006년 7월 시험 발사에 실패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경우에도 액체 연료를 주입하는 데 4,5일 가량 걸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2006년 이후 연료주입 장치 등 무수단리 기지 시설을 개량했다는 첩보도 있어 사실이라면 연료 주입 기간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다음달 4~8일로 예고된 북한의 로켓 발사일이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예고한 날짜에 앞서 로켓을 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공위성 발사라는 주장과 함께 발사 예정일 및 추진체 낙하 지점까지 국제 사회에 통보하며 정당성 확보에 나선 북한이 '깜짝쇼'를 통해 무리수를 둘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다음달 4~8일 쏘겠다고 공개적으로 통보한 것은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발사 이후 국제 사회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인공위성이라는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발사 예정일에 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발사 예정일을 10~14일 앞둔 24일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한 것은 로켓 발사일을 앞당기겠다는 신호라기보다 여유를 두고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006년 발사 실패로 인해 북한 입장에서도 이번 로켓의 성공 여부에 무척 신경이 쓰일 것"이라며 "발사대 장착 이후 연료 주입, 발사 등의 마지막 핵심 단계를 서두르다 실수를 하기보다는 세심하게 관리하며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 역시 "(발사대 장착이 전문가 예측보다) 빨랐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며 "북한이 관련 기구에 통보한 범위 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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