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5일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컨설팅 용역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하고 한미캐피탈을 실제 기업 가치보다 비싸게 인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 자료를 통보했다.
박 전 수석은 2007년 11월 기업운영체계 개선전략 등에 관한 컨설팅 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평가 점수가 가장 높은 A사 대신 다른 B사와 계약을 맺도록 지시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박 전 수석은 당시 우리금융지주 전무 박모씨로부터 평가 결과를 보고 받고 “B사가 우수하고 조언을 받기에 편하니 B사로 선정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평가 실무진은 박 전무의 지시를 받아 평가결과를 조작했고, 우리금융지주는 같은 해 12월 B사와 19억 8,000만원의 용역 계약을 맺었다.
박 전 수석은 또 2007년 8월 한미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실제 기업 가치의 최대치인 2,209억원보다 502억원 비싸게 인수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박 전 수석은 인수계약 체결 직전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인수 가격이 비싼 점을 우려하자 “여러 업체들이 경쟁한 결과로 비싸졌다”고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
박 전 수석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경영전략상 판단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명백한 범죄혐의는 입증하지 못했으나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있어 검찰에 수사 요청은 하지 않고 관련 자료를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재경부 차관 등을 역임한 박 전 수석은 2007년 3월부터 우리금융지주회장을 지내고 2008년 6월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그는 올 초 감사원 조사 설이 나오면서 1ㆍ19 개각 때 자진 사퇴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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