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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소와 스킨십' 전략/ 예산안 심의 앞두고 의회에 유화 입장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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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소와 스킨십' 전략/ 예산안 심의 앞두고 의회에 유화 입장으로 선회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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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의회의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태도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지난달 예산안을 발표했을 때의 단호한 입장은 사라지고, 가능한 의회와의 대립을 피하면서 '조용히' 타협하려는 자세로 바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진 협상전략은 25일 의회에서 민주당 상원 중진 의원들을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들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농가보조금 삭감, 부유층 세금감면 축소, 온실가스 경매 허용 등의 조치에 비판적인 인사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맞서거나 꾸중하거나 어르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원내대표는 "노련한 오바마였다"며 "그는 우리를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벤 넬슨(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은 "매우 현실적이고 우호적인 토론이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런 오바마 대통령을 과거 린든 존슨 대통령이나, 리처드 닉슨 대통령 등과 대비했다. 존슨 대통령은 반대파를 무력하게 만드는데 필사적이었다. 닉슨 대통령은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공작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적과 충성파로 의회를 분열시키는 파당정치를 주도했다.

이런 어둡고 음습한 정치는 닉슨의 몰락을 불렀다. 오바마 대통령이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미소와 '스킨십'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을 고수하기 위해 지엽적인 것을 버리는 전략적 판단이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굽히되 부러지지 않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회의 현실이 오바마의 낮은 자세만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의도한 목적을 이루기는커녕 유약한 지도자로 낙인 찍히는 최악의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진 태도에 의회나 언론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여론 지지를 약간 까먹더라도 현실적인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처럼 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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