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수곡시니어클럽 회원인 이용기(75ㆍ청주시상당구영운동)할아버지는 요즘 마을 인근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출근한다. 현장에서 작업복으로 갈아 입은 할아버지는 동료들과 함께 두꺼비 집단산란지인 원흥이 방죽 점검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수질오염 방지를 위한 수중 모터가 제대로 가동하는지, 두꺼비 이동 통로가 막힌 데는 없는지 구석 구석을 살핀다. 물속 해캄이나 잡초는 남김없이 제거한다.
두꺼비가 산란을 위해 인근 구룡산에서 방죽으로 나오는 다음달 초부터 회원들은 더 바빠진다. 두꺼비들이 행여 생태통로에서 도로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꺼비들의 크기와 무게를 재고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주업무다. 이 할아버지는 "일이 보람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밝게 웃었다.
수곡시니어클럽 회원들이 '원흥이방죽 환경지킴이' 로 나선 것은 지난해 3월. 시니어클럽측은 새로운 노인 일자리를 찾던 중 환경단체 (사)원흥이생명평화회의로부터 제안을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용돈 정도를 받는 자원봉사에 참여한 회원은 30명. 4개 조로 원흥이 방죽ㆍ구룡산을 관리하고 서식 동식물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두꺼비가 겨울잠 자는 시기를 제외한 3월부터 10월까지 일한다. 보수는 월 20만원.
마을 어르신들이 나서자 생태공원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청주 두꺼비생태관 관계자는 "방죽의 수생 생물이 다양해져 덕분에 청둥오리, 논병아리, 흰뺨 검둥오리 등 겨울 철새들이 날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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