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야구 대표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였다. 이 대통령은 26일 해외파인 임창용, 추신수 선수를 제외한 대표팀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잘 싸워줘서 고맙다" "정말 수고 많았다"라는 말을 무려 5번이나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앞서 김인식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과 악수한 뒤 복도에 설치한 경기 사진을 함께 관람하면서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일본 선수가 2루수 고영민 선수의 수비를 방해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 앞에서 "이거 TV로 보니까 (다리를) 잡은 것 같은데 위반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오찬에서 김 감독은 "결승전에서 패해 아쉽고, 우승하고 왔으면 더 좋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손을 내저으며 "5,000만 국민들은 아쉬움보다 잘 싸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열악한 조건에 팀도 몇 되지않는 나라가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경이로운 눈으로 세계가 봤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신"이라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신이 오늘의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회기간 국민 모두가 선수나 감독의 심정으로 함께 경기를 지켜보았다"면서 "열심히 악착스럽게 힘을 합치면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에게 심어준 것이기에 야구팀이 정말 큰 역할을 했고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잘 싸웠다"고 거듭 치하했다.
이용규 선수는 "팬들이나 외국인들이 찾아올 수 있는 야구장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돔 구장 건설을 건의했고, 이진영 선수는 "후배들에게 병역혜택이란 선물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야구 환경이 좋아지는 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 올스타격인 우수 투수상을 받은 봉중근 선수는 선수단 대표로 이 대통령에게 선수단 유니폼과 모자를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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