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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인사이드 WBC] 초반 투수공략 못해 끌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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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인사이드 WBC] 초반 투수공략 못해 끌려가

입력
2009.03.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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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이 지쳐 보였다. 일본은 1라운드 아시아 예선을 홈에서 치렀지만 우리는 하와이 전지훈련부터 시작된 고된 원정 일정이었다. 여기에 한ㆍ일전 5경기째를 결승전으로 맞는 심적 부담도 작용했던 것 같다.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를 초반 공략하지 못하다 보니 경기 내내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9회말에 이범호(한화)의 극적인 동점타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지만 일본의 하라 감독은 연장전까지 예상한 듯했다.

8회 추가점을 허용하며 흔들리기도 했던 이와쿠마를 최대한 길게 가져간 건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다르빗슈 유(니혼햄)를 롱릴리프로 쓰겠다는 계산이었던 것 같다.

한국으로서는 연장 10회초 임창용(야쿠르트)이 이치로(시애틀)와 정면승부를 하다가 결승타를 맞은 대목이 아쉽다. 투아웃이었고, 1루가 비어 있었으나 이치로와 맞붙어 이기고 싶었던 임창용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결승전 패배의 아쉬움 속에 묻히기에 한국 야구는 너무 잘 했다. 미국 야구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전 세계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열악한 환경임에도 경제대국이자 야구 강국인 일본을 두 차례나 이기며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했고, 한국 야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엽(요미우리)과 박찬호(필라델피아)가 없이도 똘똘 뭉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호투를 거듭한 젊은 투수들은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었다.

2013년 대회에는 우승을 기원하며 그간 고생한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쳐 주고 싶다.

Xport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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