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보험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에 대한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밝히면서 제2금융권 전문감독기구 신설을 의회에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24일 미국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비은행권 금융기관을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통합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며 "의회는 행정부의 이런 권한을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보험사 AIG는 1,700억 달러의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경영 여건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FRB가 AIG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면 지금의 문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가이트너 장관도 "AIG 사태에서 보듯 예탁 기능이 없는 금융기관도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스템 붕괴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가 이들 금융기관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의회가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을 감독하고 있는 것처럼 비은행권을 규제하는 새로운 감독 기구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미국 재무부가 관련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T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주에 금융기관 규제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국 행정부가 금융 기관에 대해 유례가 드물 정도로 강력한 감독권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 행정부가 전례없는 권한을 쥐려 한다"며 우려를 표명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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