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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돈 예신퍼슨스 회장 "외국에 뺏긴 패션시장 되찾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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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돈 예신퍼슨스 회장 "외국에 뺏긴 패션시장 되찾아야죠"

입력
2009.03.2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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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을 통째로 내줬지만 아직 늦지 않다. 우리 실정에 맞는 SPA형 브랜드로 승부하겠다."

롯데백화점과 손잡은 스페인 브랜드 '자라', 신세계백화점이 직수입하는 '갭', 제일모직이 올 봄 직수입판권을 획득한 '망고' 등 글로벌 SPA브랜드(제조자 유통 의류브랜드)가 국내 중저가 패션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세계적 브랜드마케팅 전문회사인 인터브랜드가 집계한 '2009 베스트 소매유통브랜드'에서 유럽 1위를 차지한 'H&M'도 7월 국내 직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국내 패션시장이 요동치자 토종 SPA브랜드 코데즈컴바인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코데즈컴바인을 운영하는 예신피제이그룹 박상돈(52 )회장은 "불황인 지금이 오히려 매장 확대의 적기"라며 "달러 빚을 내서라도 올해 A급 상권에 직영점 체제를 완비, 글로벌 SPA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 급부상하는 원인을 '소비자 시대의 도래'에서 찾는다. 패스트패션은 한 철 입고 버리는 값싼 유행상품으로 자라, H&M 등 대부분의 SPA브랜드를 지칭한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까지는 생산자가 소비를 이끄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것이다.

국내 브랜드들이 소품종 대량생산의 생산자 중심 사고방식에서 머무는 동안 글로벌 브랜드는 수천가지 상품을 한 매장에서 선보이는 다품종 대량생산 방식을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켰다.

"자라에 가보면 늘 새로운 상품이 있어 고르는 재미가 있다. 1년에 4차례 시즌 상품을 내놓아서는 주 단위로 새로운 상품을 공급하는 자라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박 회장은 말한다.

생산체제 혁신을 위해 디자인실의 통념을 깨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패션브랜드의 문제점은 디자이너가 여전히 옷핀을 꼽는 데 집착하는 것"이라는 그는 "글로벌 패션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디자이너가 디렉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라는 디렉터 체제를 통해 200명에 달하는 디자이너가 여성복과 남성복 아동복 액세서리 등에 걸쳐 통일된 이미지를 만들어 주 2회씩 매장에 공급한다. 코데즈컴바인도 100여명의 디자이너가 있지만 아직 시즌 개념에 익숙하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매장도 직영점으로 전환하고 있다. 코데즈컴바인은 이번 주말 서울 문정동에 150평 규모의 직영점 개점을 시작으로 코엑스, 광주 충장로, 경기 포천 등에 속속 직영점을 개점한다. 올해만 100평 이상 대형 직영점 20개 매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2010년까지는 기존 백화점 매장을 대부분 철수하고 모든 매장을 가두 직영점 형태로 운영, SPA에 충실한 구조를 갖추겠다는 구상.

박 회장은 "해외브랜드가 국내서 승승장구하는 걸 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환골탈태 노력을 하겠지만 소비자도 '국적'을 알고 즐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의류업을 하는 부모님을 도와 13세부터 의류판매업에 나선 입지전적 인물이다. 1996년 브랜드 사업을 시작, '옹골진' '마루' '노튼' 등 유명 캐주얼브랜드를 연이어 내놓았고 2002년 출시한 '코데즈컴바인'이 한국형 SPA브랜드로 빅히트를 기록했다. 현재 여성, 남성, 진, 이너웨어 등을 내놓은 코데즈컴바인은 2007년에는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2008년 매출액은 1,200억원대.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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