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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WBC 준우승/ "이치로가 해냈다" 열도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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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WBC 준우승/ "이치로가 해냈다" 열도가 들썩

입력
2009.03.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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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다시 세계 1위에." "이치로가 해냈다."

2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일본이 승리하자 일본 열도가 흥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전자제품 양판점 TV 매장 등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10회 말 일본의 승리로 끝나자 두 손을 번쩍 들며 아낌 없는 환호를 내질렀다.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 대도시 중심가 식당에서도 직장인들이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교도(共同)통신은 경기 직후 속보를 통해 "하라(原) 감독이 이끄는 사무라이들이 연패를 달성했다"며 "한국과 이번 대회에서만 다섯번 대결하는 등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었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영예를 안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지난 대회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일본 선수가 2명 밖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5명이 출장했다"며 "하지만 걸출한 누군가가 팀을 끌고 나가 승리로 이끈 대회가 아니라 선수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역할을 다해 얻은 승리"라고 분석했다.

연장 10회 초 투 아웃에서 적시타로 2점을 뽑아내 팀을 승리로 이끈 이치로는 여전히 일본의 영웅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TBS 해설자는 "한국이 이치로와 정면 승부한 것은 이치로를 이기지 않으면 진정으로 이긴 게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아시아 두 마리 용의 결승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TBS의 캐스터는 9회 말 투아웃에서 한국의 동점 안타가 터져 나오자 "역시 올림픽 금메달의 한국" "끈기가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국은 정말 강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한일전이 반복된 대회방식과 관련해 "세계 야구대회 같은 느낌이 안 든다"며 "다음부터는 조 배정을 다르게 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도 있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경기 직후 담화를 통해 "쿠바, 미국, 한국 등 세계의 강호를 차례로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해 많은 국민에게 용기와 감동을 주었다"며 "이번 싸움을 통해 우리나라의 저력을 재확인했다"고 일본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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