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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충청남도·태안군 협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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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충청남도·태안군 협약식

입력
2009.03.2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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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내 고장 태안사랑운동' 협약식은 지역유지와 공무원 등 50여명이 참여해 조촐하게 치러졌지만 고향사랑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열기는 어느 곳보다 뜨거웠다. 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억송이 꽃잔치인 '2009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의 성공을 다짐하는 대회이기도 했다.

'꽃과 바다의 고장'으로 청정해역을 자랑하던 태안군은 2007년 말 뜻밖의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를 겪은 이후 아직까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연은 제 모습을 찾았지만 관광객은 줄어들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ㆍ수산물은 판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주 말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광역단체장과 국무위원 워크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태안산 수산물을 시식하며 안전성을 홍보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이완구 지사는 "광역단체로는 충남도가 '내 고장 사랑운동'에 첫번째로 참여하면서 태안군과 함께 협약식을 갖기로 한 것"이라며 "이번 협약식이 기름 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안군을 돕고 충남과 국가발전으로 이어지는 모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어느 행사에서든지 꽃박람회 홍보를 빼놓지 않는 이 지사는 이어 "120만 자원봉사자의 헌신적 희생으로 바다가 살아나고 상실감에 빠진 주민들이 큰 희망을 갖게 됐다"며 "이들의 노고에 대한 보답으로 안면도 꽃 박람회를 여는데 내 고장 사랑운동이 박람회의 성공을 이끌어내 태안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은 "신문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비판을 하는 기능도 있지만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어려운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역할도 한다"며 "나눔문화의 확산을 위해 시작한 내 고장 사랑운동이 고통받고 있는 태안군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협약식 서명을 마친 진태구 군수도 태안군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꽃박람회를 통해 희망의 씨앗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 군수는 "관광레저 기업도시 건설과 신재생에너지 특구 등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며 "하지만 때아닌 기름재앙으로 주민들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태안군민들은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언론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다음달 열리는 꽃박람회는 태안을 살리는 하늘이 준 기회로 생각하고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군수의 발언에 태안군에서 참석한 사회단체와 기업체 대표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꽃박람회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자고 다짐했다.

원효성 국민은행 부행장은 "연수원이 충남에 위치하고 여자 농구단도 천안에 연고를 갖고 있다"고 지역과의 인연을 밝히며 "장학사업과 불우이웃돕기 등 지역을 위해 적극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협약식 서명과 기념촬영 도중 분위기가 딱딱해지자 이 지사는 "이런 때 손뼉쳐야 하는데 충청도 사람들은 박수에 인색한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태안사랑기금 2,500만원을 전달한 이성열 지적공사 사장도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계기로 태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한번 태안을 찍었기 때문에 계속 '고'하겠다"고 말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협약 체결 이후 태안군은 내 고장 사랑운동을 범군민적으로 펼치고 지역 내 관련단체와 협의해 카드 소지자에 대한 특산물 할인혜택 등을 모색키로 했다. 또 다음달 24일 개막하는 꽃 박람회를 찾는 관람객들과 군내 31개 해수욕장을 방문하는 연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내 고장 사랑운동 홍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 이완구 충남지사 "고향발전의 원동력 창출 계기 고마워"

요즘 심기가 불편하던 이완구 충남지사가 모처럼 얼굴을 폈다. 한국일보가 펼치는 '내 고장 사랑운동'이 그의 정책적 방향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는 소신을 가지고 도정에 임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발전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늑장대응, 김문수 경기지사의 잇단 태클로 마음이 상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내 고장 사랑운동은 그에게 단비와 같다. 이 지사는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한 테마를 가지고 시작한 운동"이라며 "고향 발전의 원동력을 창출하는 계기를 제공해 준 한국일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계층, 세대,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내 고장 사랑諍오?가진 게 없이도 마음의 정을 나누던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라며 "고향과 지역 발전을 위해 작은 정성을 모으면 국가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고장 사랑운동이 특히 2007년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태안군 경제에 도움을 주고 지역민들에게 '희망의 기폭제'가 되길 바라고 있다.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 있는 청정해역이 검은 재앙을 당한 후 관광객이 절반으로 줄고 어획량도 25%가량 감소했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농산물도 안 팔리는 실정"이라며 "피해 극복에 헌신했던 120만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을 다시 한번 기대하는 차원에서 태안사랑운동을 먼저 시작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대한 보답과 태안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다음 달 24일부터 안면도 꽃지해안공원 일대에서 '2009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를 개최한다.

꽃 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이 지사는 도정업무를 챙기는 와중에 틈틈이 박람회 현장을 찾아 세부사항 하나하나를 챙기며 개선사항을 지시하고 있다. 또 시간을 쪼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충청지역 향우회를 찾아 고향에서 열리는 꽃 박람회를 찾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그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700만 충청향우들이 박람회장을 찾아 주는 것으로도 지역민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며 "박람회를 찾은 향우들에게 내 고장 사랑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라고 권유할 것"이라며 웃었다.

■ 도의원·이장·기업 대표 등 동참 너도나도

충남도청에서 열린 충남도와 태안군의'내고장 태안 사랑운동'협약식에는 태안군 출신 유익환 강철민 도의원과 이용희 태안군의회 의장, 가덕소 태안군개발위원장, 조정남 태안군이장단협의회장, 전창균 꽃박람회범군민지원협의회 사무국장, 김기태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행정처장 등 태안군지역 주요사회단체, 기업대표와 공무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내고장 사랑운동을 군민 전체로 확대해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의 발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가덕소 위원장은"우리 고장을 발전시키는 사업을 펼치는데 군민들이 손놓고 있을 수 있느냐"며"개발위원회 차원에서 7만 군민들 설득에 나서 모두가 '내 고장 사랑운동'에 동참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군내 대표 기업으로 다양한 지역사회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는 보다 적극적이다. 다음 달 열리는 꽃 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1억원의 후원금을 기탁했고 직원 모두가 입장권을 구입했다.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읍내 시장과 결연하고 부서 회식 등을 재래시장 내 음식점에서 하고 있다.

회사 차원의 포상금도 태안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키로 했다. 김기태 행정처장은 "발전본부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200여명에 이르는데 이들에게 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적극 동참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남 이장단협의회장은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주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 고장 사랑운동이 펼쳐져 힘이 난다"며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184명의 이장들이 앞장을 서서 운동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름 유출 사고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운동화를 신고 지역을 누벼'운동화 군수'로 통하는 진태구 군수는 "이번 협약은 태안군민들이 희망의 전환점을 ?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태안사랑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다시 한번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고장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며 '내 고장 사랑운동의 운동의 전국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태안군은 적립된 기금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1,500여가구에 지원하고 저소득층 장학사업, 재래시장 살리기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사용할 방침이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 이성열 대한지적公 사장

"희망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집니다."

이성열(사진) 대한지적공사 사장은 25일 '내 고장 사랑운동'에 참여하면서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땅 측량을 위탁받아 국민에 봉사하는 공기업인 만큼 국민의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

행정고시 17회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지낸 정통 관료인 그는 2007년 9월 지적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은 "측량이 주업이라 그런지 우리 직원들은 땅을 자신의 근원이라고 여기고 있고, 땅을 사랑하다 보니 가슴은 항상 고향으로 향합니다"고 말했다.

특히 충남 태안군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다르다. 그의 고향은 경남 마산시지만 2007년 12월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마치 자신의 부모가 고통을 당하는 것 같이 여겨졌다. 그래서 그는 지적공사 임ㆍ직원과 함께 현지로 가 봉사활동을 했다. 공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였다.

그의 태안군 돕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5일에는 충남도와 태안군이 '내고장 태안 사랑운동'협약식을 갖는 대전으로 가 군에 환경녹색기금 2,500만원을 직접 전달했다.

또 그는 다음달 태안군에서 열리는 '2009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입장권 1,500여장을 구입했다. "지방경제가 활성화해야 국가가 발전하는 것 아닙니까. 힘이 닿는 데까지 솔선수범해서 지역 살리기를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 사장은 사용액의 0.2%가 내 고장 사랑기금으로 적립되는 '내 고장 사랑카드'에 임ㆍ직원 700여명과 함께 가입했다. 그는 앞으로 임ㆍ직원 3,800여명 전원이 가입하도록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이 사장은 "우리 직원들은 시키지 않아도 틈만 나면 알아서 전국 각지를 찾아가 자원봉사를 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어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때 공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전 직원들이 적극 동참할 것으로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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