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박사'로 불리는 대성산업가스㈜ 손무룡 대표이사(부회장)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손 대표는 23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대성사옥에서 열린 이ㆍ취임식을 끝으로 47년 동안 오직 연탄과 가스를 위해 일하며 몸담았던 대성을 떠났다. 김영대 대성 회장이 전달한 감사패는 대성산업가스를 만들어 업계 2위로 성장시키며 한국 에너지사에 숱한 화제와 발자취를 남긴 그의 여정에 대한 치하와 평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손 부회장은 1962년 대성 연탄공장에 취직하면서부터 연탄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학 강단을 포기하는 대신, 사회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탄 공장을 택했다.
손 부회장은 73년 경북대에서 연탄 주제 논문으로 학위를 받아 '연탄박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듬해 38세라는 젊은 나이로 대성산업 최연소 이사에 올랐다.
특히 그는 연탄가스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았던 60년대 연탄가스로부터 생명을 구하겠다는 집념으로 연탄가스가 새는지 알 수 있는 '가스 발견탄'과 '연탄 품질 측정기'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손 부회장은 가스 분야로 자리를 옮겨 79년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대성산업가스㈜를 세웠고, 김영대 회장과 함께 전국에 산업용 가스 공장 40여 개를 지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선진국들만 갖고 있던 '초저온 가스 공학' 기술을 도입, 가스 공급의 불량률을 10억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등 에너지 업계에 큰 자취를 남겼다.
또 국내 최초로 '초저온 연구소'를 만들어 초저온·초고순도 가스의 국산화에도 기여했다. 그는 박사 학위를 딴 후에도 9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을 정도로 업계에선 학구파로 알려져 있다. 손 부회장의 뒤는 대성산업가스의 김형태(62) 부사장이 잇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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