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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그리피스 하원의원 성추문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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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그리피스 하원의원 성추문 '시끌'

입력
2009.03.25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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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의 가까운 친구이자 집권 노동당 중진인 나이젤 그리피스(53) 하원의원이 성추문에 휩싸였다. 하원 원내부총무(내각외 장관급)를 거친 전도양양한 그리피스 의원은 지난해 11월 의사당 사무실로 미모의 여성을 불러 들여 장시간 함께 있었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최대 정치위기를 맞고 있다.

23일 '뉴스 오브 더 월드'와 헤럴드 등 대중지 온라인판에 따르면 그리피스 의원은 현충일인 지난해 11월11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알몸의 여성과 시간을 보내고 이를 카메라로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일 경우 그는 국회기율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부실한 경제대책 등으로 야당 보수당에 훨씬 떨어지는 지지율에 허덕이는 여당에 결정적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뉴스 오브 더 월드'는 당일 늦은 밤 그리피스 의원이 검은색 망사옷을 입은 여성과 밀회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선 그리피스 의원의 사무실을 의미하는 'POW 05079' 명패가 사진에 선명히 나오기 때문에 변명을 할 수 없게 됐다.

POW는 영국 의사당을 의미하는 'Palace of Westminster'의 약자다. 사진 속에서 묘령의 여성은 사무실에 들어와 옷을 모두 벗고 녹색 소파에 꿇어 앉는 포즈를 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또 휴지통에는 그리피스 의원이 속한 하원 예산위 기밀문건들이 다수 방치돼 있는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사진들은 11월11일 밤 11시35분에서 12일 새벽 0시33분 사이에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마지막 사진에는 옷을 다시 입은 여성이 옷장문 뒤로 숨는 모습이 찍혔다.

그리피스 의원과 여성은 다시 의사장 주변 모처로 자리를 옮겨 오전 2시24분까지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한 게 공개된 사진들에 담겨 있다. 그리피스 의원은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사진도 조작됐다고 발뺌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날도 아닌 순국 선열을 추모하는 기념일에 '신성한' 의사당에서 파렴치한 행위를 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아내 샐리와 30년간 원만한 결혼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그리피스 의원은 22년 동안 의정에 몸담아 왔다. 그는 한때 에딘버러 동향인 브라운 총리와 같은 방을 썼고 결혼식 때 브라운 총리가 들러리까지 설 정도로 절친하다.

그리피스 의원은 2년 전 노동당 정부의 트라이던트 핵전력 체제유지 정책에 반발, 장관직을 내던져 브라운 총리의 라이벌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킨 적이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하원 의원들이 근무시간을 지켜 가정생활에 충실하자는 원내 캠페인을 주도해와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노동당 대변인은 "이번 일은 전적으로 사적 문제로 노동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으나 곤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피스 의원은 내년 총선과 관련, 에딘버러 남구에 이미 공천 내정상태다.

그는 이곳에서 87년부터 내리 당선됐으나 전번 총선에선 표차가 405표 차에 불과, 이번 스캔들에 대한 하원 윤리위 진상조사와 민심 향배에 따라 공천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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