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학문 융합의 시대. 연극 무대도 예외는 아니다. 논리와 이성, 합리적 사고에 기반을 둔 '과학'과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다분한 '연극'이 만났다. 두산아트센터가 '연극의 사회성 회복과 새로운 소재 개발'을 목표로 과학연극 4편을 연달아 소극장 스페이스111에 올리는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련했다.
4월 12일까지 공연되는 첫 번째 작품 '과학하는 마음3-발칸동물원 편'은 이미 2007년, 2008년에 두 차례 공연돼 많은 팬을 보유한 연극.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2010년 생명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젊은 과학도들의 일상과 대화를 통해 뇌 연구와 영장류 연구, 생명윤리의 문제 등을 다룬다.
소극장 규모에 맞춰 원작의 몇몇 인물을 생략했던 이전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21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원작을 그대로 살렸다. 성기웅 연출. 백현주 김보영 레지나 등 출연.
4월 21일부터 5월 10일까지 공연되는 '산소'는 2002년에 초연, 한국에 과학연극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칼 제라시와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시인인 로알드 호프만이 함께 집필한 작품으로, '노벨상이 처음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를 대상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극은 18세기와 21세기를 오가며 산소 발견과 관련된 셸레(스웨덴), 프리스틀(영국), 라부아지에(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자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라는 각국 심사위원 간의 음모와 암투를 그린다. 김광보 연출. 전현아 이건명 박용수 길해연 등 출연.
세 번째 주자는 5월 19일부터 6월 7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영국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의 '코펜하겐'. 1998년 초연 당시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 어워드에서 최우수 연극상을, 뉴욕으로 무대를 옮긴 2000년에는 토니상 3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한국에는 지난해 처음 소개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원리와 과학자들의 인간적 고뇌를 보여준다. 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한 독일 과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덴마크 물리학자 닐 보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윤우영 연출. 이상직 남명렬 김호정 출연.
6월 16일부터 7월 5일까지 공연되는 마지막 작품 '하얀 앵두'는 4편의 과학연극 중 유일한 창작 초연작이다. 인간 중심적 사고를 탈피해 고생물학과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과 시간의 순환성을 그린다. 배삼식 작, 김동현 연출. 박수영 주인영 민복기 등 출연. (02)708-5001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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