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4일 전주 덕진 공천 문제를 담판짓기 위해 비공개 만찬을 갖는다.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정 전 장관의 고향 출마가 재보선 정국에서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인식이 워낙 판이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여전히 '공천 불가'다. 23일의 최고위원회의가 정 대표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상황을 바꾸게 할 변수도 없다. 한 최고위원은 "정 전 장관에게 당이 처한 어려움을 설득시키고 전주 덕진에 안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쪽으로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측 핵심 인사도 "덕진은 안 된다는 최고위원들의 기류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일단 정 대표가 정 전 장관에게 4월 재보선에선 백의종군으로 선거지원을 해준 뒤 오는 10월 재보선에 출마하는 방안을 권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수용 가능성에 대해선 정 대표측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측 386 의원은 "정 대표가 적극적으로 설득하겠지만 그 자리에서 결판이 나겠느냐"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날 농민단체 간담회, 파워블로거 10인과의 대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정책행보에 매진한 것은 24일 회동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정 전 장관은 이날 고향인 전북 순창 선영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귀국 후 행보를 본격화했다. 오후에는 전주로 돌아와 "정치를 시작했고 모태인 이곳(덕진)에서 기회를 얻어 원내에 가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주 출마방침에 쐐기를 박았다.
또 초ㆍ재선 시절 사용했던 곳과 같은 건물에 선거사무실도 마련했다. 담판을 앞두고 전주 외에 퇴로는 없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하지만 회동 전망에 대해선 정 전 장관측도 회의적이다. 정 전 장관측 최규식 의원은 "한번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회동은 외형상 배석자 없이 두 사람이 직접 담판을 짓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시간과 장소도 비공개로 했다. 문제는 타협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중재안으로 거론됐던 인천 부평을 전략공천도 정 전 장관의 확실한 거부 의사에 따라 폐기되는 분위기이다.
현 상태로는 어느 한쪽이 통 크게 양보하지 않으면 남은 선택지는 양측 모두 부담되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뿐이다. 때문에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공천 시한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 일단 다시 만나기로 약속해 시간을 벌어 묘수찾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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