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고 장자연씨가 작성한 문건 내용이 장씨가 숨지기 전 외부에 유출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장씨의 자살 동기가 문건 유출에 따른 압박감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이 제기한 문건 사전 유출 정황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문건 사전 유출 여부가 장씨의 자살 동기는 물론, 애초에 문건을 작성한 목적 등을 밝혀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25일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를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중견 드라마 PD A씨는 여배우 B씨가 장씨가 자살하기 전인 이 달 초 전화를 해 "장자연이 소속사를 나오려고 하는데 김씨(장씨 소속사 대표)가 난리를 치고 있다. 장씨가 몇 장 써놓은 것이 있는데 내용이 기가 막히다. 보시고 김씨를 야단쳐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B씨는 지난해 말 장씨 소속사인 T사에서 유씨 회사로 소속을 옮겼다. T사는 B씨가 계약기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거액의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B씨는 유씨의 부탁을 받고 드라마 PD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문건 유출이 장씨 자살 이전에 이뤄졌고 이 것이 자살과 인과관계가 형성된다면 (유씨에게) 자살방조 혐의 적용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경찰에 출두키로 했던 유씨는 25일로 출석일을 늦춰 법적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유씨가 출석할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유씨가 출석을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신병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문건에 나온 인물들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수사내용, 인적사항 등에 대한 입장은 밝히겠지만 실명공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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