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反美)의 선봉' 우고 차베스 대통령, 미스 유니버스 1위 단골 배출국. 남미 북부의 가톨릭 국가 베네수엘라를 말할 때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야구다.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는 서머ㆍ윈터리그를 운영하고 있고, 역대로 메이저리거를 200명 넘게 배출했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베네수엘라는 '올스타급' 메이저리거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28명 엔트리 중 무려 22명이 현역 메이저리거다. 주전 10명의 연봉 합계는 8,130만달러(약 1,148억원). 한국 대표팀 주전 10명 연봉 합계(약 29억원)의 약 40배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22일(한국시간) 한국전 선발 라인업은 전원 메이저리거로 채워졌는데, 특히 클린업트리오인 3번 보비 아브레우(LA 에인절스), 4번 미겔 카브레라, 5번 카를로스 기옌(이상 디트로이트)은 빅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강타자들이다.
아브레우는 통산 2차례 올스타 선정에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상(포지션별로 타격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는 상)을 한 번씩 수상한 베테랑. 카브레라는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왕(37개)이고, 기옌은 올스타전에 3차례나 참가했다.
여기에다 2007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0.363) 출신 매글리오 오도네스(디트로이트)가 6번 타순에 배치됐고, 2번 멜빈 모라(볼티모어)도 10년 통산 1,267안타를 때린 스타 플레이어다.
하지만 '야구 종주국' 미국을 두 번이나 격파(5-3, 10-6)했던 '방망이'들도 한국전에선 맥없이 물러났다. 카브레라는 4타수 무안타 1삼진, 12년 통산 타율 3할1푼2리의 오도네스 또한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헛방망이를 돌렸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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