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고무장갑에서 아연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무장갑을 대상으로 한 검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2일 국회에 제출한 ‘가정용 고무장갑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판매 중인 36개 제품 가운데 2곳에서 아연과 증발잔류물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A제품의 경우 아연은 L당 39.52mg이 검출돼 허용기준치(15mg/L 이하)를 2배 이상 넘었다. 제품을 건조했을 때 증발하지 않고 남은 물질인 증발잔류물은 무려 기준치(60mg/L 이하)의 16.9배가 많은 L당 1,012mg이 나왔다. B제품도 아연과 증발잔류물이 각각 L당 38.68mg과 807mg이 검출돼 오염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고무장갑이 가정이나 식당에서 식품조리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정청에 공문을 보내 가정용 고무장갑을 세분화해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한국산업규격은 가정용 고무장갑을 취사 및 세탁 등 일반 가사에 사용하는 ‘1종 일반용’으로만 분류하고 있다.
식약청도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6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관련 규정의 개정을 건의했다. 고무장갑을 단순한 공산품이 아닌 식품을 다루는 일종의 도구로 취급해 검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 환경보건연구원은 이번 검사를 식양청 기준인 식품 기준 및 규격(식품공전)에 맞춰 페놀, 포름알데히드, 아연, 중금속(납), 증발잔류물 등 5가지로 나눠 조사했다. 현행 규정에는 기술표준원 규격에 따라 중금속(납) 1개 종류만 검출 시험을 하도록 돼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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