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명동의 남성캐주얼브랜드 '아날도 바시니' 매장. 한류스타 배용준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12장의 흑백사진 패널이 걸린 포토존에서 중년의 일본 여성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도쿄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뺨이 발그레해진 채 "욘사마가 광고촬영 때 입은 옷을 주는 경품행사도 있다는데 꼭 탔으면 좋겠다"고 했다.
㈜형지어패럴(대표 최병오)이 배용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봄 첫 선을 보인 남성브랜드 아날도 바시니의 광고모델로 한류스타 배용준을 기용하면서 서울 명동에 18일 전략매장을 개점한 이 브랜드는 마침 춘분절을 맞아 쇄도한 일본 쇼핑객들로 지난 주말(20~22일) 매출이 15% 이상 급등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ㆍ장년용 남성복 브랜드가 10,20대가 주도하는 명동 상권에 매장을 낸다니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수요 있는 곳에 기회 있다'는 말처럼 신생 브랜드라 인지도가 낮은데도 매장 밖에 내걸린 배용준씨의 대형 광고포스터를 보고 일본 쇼핑객들이 다투어 방문해 매출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매장 안쪽에 마련한 포토존이 고객유인 효과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형지어패럴은 배용준과 3년 장기 모델계약을 체결하면서 업계 최고 대우인 연간 10억원 이상의 모델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퍼 한 장에 15만~17만원대 중저가 브랜드치고는 엄청난 모델료를 지불한 셈이지만 브랜드 알리기에는 대성공이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문을 연 개포동 1호점의 경우 비교적 외곽지역인데도 외국인 비율이 40%에 달하고, 이 중 일본인이 80% 이상으로 일부러 '욘사마 매장'을 찾아온다"며 "명동점의 경우 일본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만큼, 향후 명동의 관광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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