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나라지만 보이지 않는 벽과 생각의 차이가 많아 양국 간 상호 이해에 힘쓰고 양국에 든든한 유대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으나마 힘이 되겠습니다."
21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방송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국어 말하기 고교생 대회'에서 연설 부문 최우수상을 탄 사이타마(埼玉)현 구마가야(熊谷)시 메누마(妻沼)고교 모테키 구미(茂木玖美ㆍ15)양의 포부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주일 한국문화원 등이 공동주최한 이 대회에서는 일본 전국 예선을 통과한 33명의 고교생이 즉석 대화와 에세이, 한국어 연설 등 3개 부문에서 열띤 경쟁을 벌였다.
최우수상의 모테키 구미양은 어머니가 한국인이어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5년간 서울에서 일본인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며 자신에겐 한일 양국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양국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설 우수상을 받은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가나가와종합고 하야시 와카코(林和歌子ㆍ15)양은 "한국의 자매결연 학교와 교류가 중단돼 슬펐다"며 "교류가 재개되면 한국 고교생들과 다양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우수상 수상자인 나카고미 구미코(16)양은 자신의 학교인 야마나시에이와(山梨英和)고교가 유관순 열사의 모교이며 항일의 상징인 이화여고와 자매 관계를 맺고 있어 1년간 한국에 유학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올해 2학년인 그는 한국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말들을 들었을 때는 아무리 친해져도 허물어지지 않는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의 벽을 절감했으나 한국의 역사를 이해해 가면서 "과거의 잘못을 정확히 배우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각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금호아시아나에서 제공하는 7일간 한국 연수여행권과 함께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3주간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우수상 수상자들도 7일간의 연수여행권을 받는다.
이날 대회가 끝난 뒤에는 한류드라마 대장금에서 문정왕후 역을 맡았던 박정숙 한국국제협력단(KOICA) 명예홍보대사 겸 경희대 국제교육원 조교수가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학창시절 얘기와 인생관 등을 들려줬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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