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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부안 기업인·사회단체 모여 '애향의 꽃'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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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 부안 기업인·사회단체 모여 '애향의 꽃' 활짝

입력
2009.03.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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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인 개나리와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린 전북 부안 들녘처럼 20일 열린 '내 고장 부안사랑 운동' 발대식은 고향 사랑의 꽃을 활짝 피운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이번 운동을 의례적인 행사로 여기지 않았다. 부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묻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모습에서 고향을 사랑하는 6만 부안군민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부안을 대표해 이 곳에 모이신 기업인과 사회단체 어르신들이 내 고장 사랑카드를 많이 홍보해 주셔서 스스로 이번 운동의 확산 거점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안군부터 솔선수범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내 고장 사랑카드 가입자수를 3만 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정하고 주민들과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에 나섰다.

4월에는 지역 내 기업체 간 내 고장 사랑운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5월1일 군민의 날에는 출향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지역 특산품 생산업체와 관광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내 고장 사랑카드 가입자에 다양한 혜택도 주기로 했다. 우선 카드 가입자가 곰소젓갈, 뽕잎고등어, 계화쌀, 천일염 등 지역 특산품을 부안쇼핑몰에서 구입할 경우 5% 할인해주기로 했다.

또 향토 기업체인 삼보죽염의 제품을 구입하거나 격포해수욕장에 위치한 대명리조트 아쿠아월드를 이용할 경우 10%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부안군의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덕용 부안애향운동본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산품 할인 폭을 5%에서 10%로 올릴 의향이 없느냐"고 질문했다.

부안 특산품 오디주 제조업체인 부안강산주조의 이영식 사장은 "소득이 적은 부안 지역 농ㆍ어민들도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발급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카드 가입자수가 아직 500여명으로 미미하지만 6만 군민 외에 18만명에 달하는 출향인과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홍보가 확대된다면 굉장한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군은 산과 바다, 들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이 이번 운동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적 경제위기로 인해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안은 직소폭포, 서해낙조, 내소사 등 변산 8경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부안군과 군산시를 잇는 33㎞ 길이의 새만금방조제 위로 4차선 국도가 개통되면 부안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전망이다.

부안군은 관광객들이 관광시설과 요식업체 뿐만 아니라 부안쌀과 곰소천일염, 오디뽕주 등 특산품 판매점에서도 내 고장 사랑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부안군은 내 고장 사랑운동을 통해 얻어지는 적립금을 노인 복지와 청소년 장학금 외에 군내 165가구에 달하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데도 활용할 방침이다.

김 군수는 "지난달 150여명의 다문화 가족이 모인 가운데 부안군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를 개소했다"며 "앞으로 결혼 이민자들과 2세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 가정갈등 완화 프로그램을 더욱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내 고장 사랑운동이 참으로 훌륭한 사업이라고 생각된다"며 "기왕 애향 결의를 다진 만큼 이 자리에서 내 고장 사랑카드 신청서에 서명하도록 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도 "한국일보가 부안군민들의 소득과 복지 증대를 위해 작으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이번 운동이 부안군뿐 아니라 전국민 운동으로 확산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창수 국민은행 호남북본부장도 "내 고장 사랑카드 발급시 1만원의 장학기금이 적립되고 카드 사용액의 0.2%가 부안발전 기금으로 적립된다"며 "이번 운동이 성공적으로 전개돼 부안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안=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 장석종 새마을협의회장·이영식 강산주조 사장 등 한목소리

부안군 '내 고장 사랑운동' 협력식에는 장석종(59)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이영식(59) 부안강산주조 사장, 김인석(52) 삼보식품㈜ 대표, 이종민(49) 새만금유통영농조합 대표 등 지역 여론 지도층이 참석해 '내 고장 사랑카드' 가입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 운동이 부안을 살리는 일이며, 운동이 성공하려면 군민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애향심을 가진 전국 출향인들의 협력도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군의회 의장을 지낸 장석종 회장은 각종 사회단체를 대표해 "이 운동은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갈등으?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10년 이상 뒤진 부안군에 정말 필요한 운동"이라며 "새마을 지도자 3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1,200여명의 새마을지도자와 함께 이 운동이 범군민운동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이영식 사장은 이번 운동으로 부안군의 특산품인 오디주가 복분자처럼 전국적 명품 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부안군에서는 697개 농가가 전국 생산량의 20%인 2,020톤의 오디를 수확, 해마다 1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부안군 내 3개 오디주 회사에서 지난해 25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김인석 대표는 "도ㆍ농 소득격차 같은 현실적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는 내 고장 사랑운동을 펼치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부안군은 산과 들, 바다가 절묘하게 어울러진 인심 좋은 고장인데 이런 입지 여건을 살려 현재 판로가 막혀 있는 특산물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민 대표는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지만 요즘엔 시골이 더욱 어렵다"면서 "인구가 줄어 산업이 위축되고, 농수산물 시장마저 개방되고, 세계적 금융한파까지 몰려오면서 상당한 시련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벌어지는 내 고장 사랑운동을 두 손 들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부안=최수학기자

■ 김호수 부안군수 야심찬 포부

"'내 고장 사랑운동'은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군민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내 고장 사랑운동 참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군수는 "부안군민은 6만명에 불과하지만 전국에 우리 군 출신은 18만명이나 된다"며 "수익창출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마음 속에 고향에 대한 생각을 강하게 떠올리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김 군수는 "부안군은 2003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갈등으로 아직도 가슴에는 풀지 못한 응어리가 남아 있다"면서 "이 운동을 이러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노인 인구가 23%로 고령사회인 점과 취약계층과 장애인 수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감안, 김 군수는 '내 고장 사랑카드'를 통해 모은 기금을 복지 분야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올 하반기에 완공되는 노인요양시설과 재가 노인지원센터, 국ㆍ공립 보육시설, 장애인 근로작업 시설 등의 운영비로 지원할 생각이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관련 세금이 줄면서 복지예산도 감소해 어려움이 많다"며 "양극화가 심화하면 시골의 훈훈한 인심도 메마르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초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내 고장 사랑카드 회원을 3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공무원을 중심으로 사회단체 기업 향우회 등과 연계해 가입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특히 사회단체와 기관에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5월 열리는 군민의 날 행사에서도 출향인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또 새만금 방조제 4차선 국도가 개통되면 관광객이 격포 모항 곰소 등 전역에 몰려 올 것으로 보고 국내ㆍ외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 상품, 요식업소, 특산물 구입 등에 내 고장 사랑 카드가 쓰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 군수는 "출향인 향우회를 비롯 각급학교의 동창회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있고 향우 기업들도 동참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부안군의 특산품인 뽕주 김 젓갈 천일염 등을 애향심에만 호소하지 않고 부안군만의 브랜드를 개발하고 품질을 향상시켜 내 고장 사랑 카드의 대표적 인기상품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안=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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