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족이 돌보는 채소밭이 백악관에 생긴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백악관에 채소밭을 만드는 것은 대공황기에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통령 부인 엘레노어 루스벨트 여사는 백악관에 '승리의 정원'이라는 채소밭을 가꾸며 국민에게 자급자족을 권했다.
여기에 호응해 2,000만 가정이 채소를 길렀고 이들은 전쟁 중 식량을 공급하는데 공헌했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백악관에 채소밭을 만드는 것에는 국민을 향한 정치적ㆍ환경적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는 "채소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제철에 먹는 게 얼마나 좋은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 다닐 당시 두 딸에게 피자, 샌드위치 등을 자주 먹였더니 아이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경험을 들려주며 신선한 음식과 영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영양 불균형에 따른 아이들의 고도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채소밭을 일구는 작업에는 워싱턴 밴크로프트 초등학교 5학년 학생 23명이 참가해 미셸의 일손을 덜어줄 계획이다. 미셸은 "아이들을 통해 그 아이들의 가족을 가르치고 나아가 미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게 내 희망"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그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도 백악관 지붕에서 몇 가지 채소를 재배했다. 그러나 미셸의 정원에서는 무려 55가지 채소가 재배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멕시코 요리에 쓰이는 고수 잎, 오크 잎, 고추 등과 후식용으로 쓰일 딸기류, 태국 바질과 같은 희귀 허브가 포함된다. 뉴욕에서 유기농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댄 바버씨는 "미셸과 그가 만드는 텃밭이 식생활 변화에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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