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오용길(63ㆍ이화여대 교수)씨가 25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은 온통 봄빛이다. 전시의 중심은 '봄의 기운' 연작. 화선지에 그린 수묵 담채화 속에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 봄의 전령사들이 가득하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화사하고 투명한 그림들이다.
특히 1층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대작 '봄의 기운-산운(山韻)'(100x600㎝)에서는 봄산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그림 속 풍경은 실경이 아닌, 작가가 주관적인 해석을 통해 재구성한 자연이다.
요즘 그는 특히 색채감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전통 수묵산수화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들어 현대적 감각을 적극적으로 풀어보려 했더니 그림이 화사해지고 예전보다 많이 풀어진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채화를 연상시킬 만큼 화려한 색채를 쓰면서도 수묵 특유의 은근하고 그윽한 느낌이 살아있다. 오씨는 "집에서 그릇 닦는 걸 좋아할 만큼 기질적으로 거칠지 못하다. 그래서 작품도 보드랍게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먹으로 풍경의 골격을 그린 뒤 수없이 많은 점을 찍어 완성되는 그의 봄 그림은 공이 많이 든다. 오씨는 "설경을 4장 그릴 때 봄 그림은 1장밖에 못 그리지만 자연이 꿈틀거리는 봄의 생명력이 좋아 특별히 봄 그림을 많이 그린다"면서 "관람객들도 봄 기운을 느껴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02)733-5877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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