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명순)는 제2롯데월드 신축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롯데물산 자문변호사 강모(53)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강씨가 일부 건설업체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얼굴마담' 역할을 했던 이 업체 김모(56) 이사 역시 알선수재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7년 "자금을 대주면 로비를 해 제2롯데월드 신축 인허가를 받아내겠다"며 정치권 및 관련기관 공무원 로비자금 명목으로 롯데물산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
이어 강씨는 건설 하청업체 3곳에도 접근해 "로비자금을 지원하면 제2롯데월드 신축허가가 났을 때 흙막이 공사 등 하도급을 주겠다"며 수억원을 받아 내 모두 9억5,000만원의 로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강씨가 받은 돈이 제2롯데월드 신축 인허가를 얻기 위한 로비활동에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9월 강씨가 건설업체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 고액권 수표가 강씨의 친척인 선모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계좌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했으나 로비 흔적을 찾지 못해 지난달 27일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씨에게 전달된 돈이 비교적 소액인 데다 대가성이 발견되지 않았고, 강씨와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한 계좌추적에서도 로비 흔적을 찾지 못해 공소장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은 1994년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에 112층(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신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으나 항공기들의 안전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다 현 정권 들어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개인적인 비리일 뿐 제2롯데월드 건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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