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경남 진해에서 열리는 군항제에 맞춰 개최될 '2009 진해 세계 군악ㆍ의장 페스티벌'에 일본해상자위대 동경음악대가 참가, 시가행진과 수차례의 공연을 벌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진해시 등에 따르면 다음달 3일 개막하는 페스티벌에 우리나라 육ㆍ해ㆍ공군본부 군악ㆍ의장대와 해병사령부 군악ㆍ의장대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군악대, 뉴질랜드 해군악대 등 세계 7개국 14개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페스티벌은 이재복 진해시장의 공약으로, 지난해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4개국 의장대만 참여했으나 올해부터 규모를 대폭 늘렸다. 페스티벌에는 참가국 체재비 등 용도로 총 13억원의 시ㆍ도비가 책정됐다.
그러나 페스티벌에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음악대 참가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행진 취소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진해시 인터넷 홈페이지 '참여마당'에는 20일 오후부터 100여건이 넘는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고, 페스티벌 추진위원회와 군항제종합상황실 등에도 연일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본대제국에 점령당한 진해시', '자위대 빵빠레' '이순신장군이 내려다보는데 일본 자위대 행진이라고'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 포털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는 '충무공의 혼이 어린 진해, 자위대 행진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이슈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본 음악대는 50명 규모로 다음달 3일 오후 4시 북원로터리를 시작으로 시내 1.5㎞를 행진하는 시가퍼레이드와 중원로터리 특설무대에서의 3차례 공연과 콘서트ㆍ프린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진해시 관계자는 "일본자위대 음악대 공연과 관련, 정부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순수 문화행사여서 권장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해 초청한 것"이라며 "군악의장페스티벌은 군항제와는 별개의 행사인데다 의장대가 아닌 군악대만 초청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진해=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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