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9일 두 달 여 만에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이상 내린 마이너스(-0.5~-1%)로 예상하면서 올 우리 경제의 성장전망치 역시 또다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IMF의 경제전망은 우리나라 경제전망 기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인용하는 자료다. 우리 성장률 전망의 주요 전제가 되는 세계경제 성장률이나 세계 교역량 등은 거의 IMF의 전망과 분석을 그대로 차용할 정도. IMF의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동시에 우리의 경제전망 전제 요소들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IMF의 한국경제 전망치부터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IMF는 올 1월 세계경제 성장률을 0.5%로 예상하면서 한국경제 성장률은 -4%로 점친 바 있다. 수출 비중이 높아 세계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세계 성장률이 1%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분명 우리 전망치에도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발표될 IMF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5%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IMF의 한국 전망치는 세계 전망치만큼 공신력을 인정받지 못해 큰 의미는 없다는 평가도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IMF의 지난 1월 당시 전망은 지난해 3분기까지의 지표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며 "올 성장률은 작년과 비교하는 것인데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급락해 기준수치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올 성장률이 -4%보다 더 낮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예측기관들의 우리 경제 전망치도 하향 압력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대략 -2%대 전망치를 유지중인 국내 경제연구소(삼성 -2.4%, 현대 -2.2%, LG -2.1%)들이 '올 세계 성장률 0.5%'(IMF 1월 발표치)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전제가 크게 낮아진 만큼 향후 수정전망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본부장은 다만, "최근 들어 당초 예상보다 경기하강의 속도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여서 1분기는 지나봐야 올 성장률의 구체적인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수정전망치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올 성장률을 2%로 예상하면서 세계성장률을 1.9%로 전제한 바 있다. 한은 안팎에서는 이성태 총재가 최근 "여러 기관들이 올 우리경제 성장률을 -1~-4% 정도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점과 IMF의 세계 성장률이나 교역량 악화 전망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의 수정 전망치가 대략 -3%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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