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월 이야기글 장원에 박슬기(마산 성지여고)양의 ‘멍에’가 뽑혔다.
시 장원에는 박종성(고양예고)군의 ‘복덕’, 비평ㆍ감상글에는 주동우(한국과학영재고)군의 ‘개인의 인간성과 인권’, 생활글에는 이재랑(비재학생)군의 ‘철의 노동자’가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멍에
… 우는 일은 중요하다. 일상성이라는 굴레를 유지해나가면서도 생의 감각이 깨어있고자 한다면 말이다. 이러한 자각 아래에 나는 한 달에 한두 번쯤은 우는 의식을 행한다. 이것을 의식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성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의식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단지 울면 되는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오직 자신의 세계 안에서 울어야 한다는 것이다. 슬픈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운다거나, 하늘을 보고 눈이 시려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매일 매일 돌아가는 하루의 굴레에서 알게 모르게 가슴 속에 쌓였던 상처와 마주하고 울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무뎌져 버려서 아주 큰 상처가 아니고서는 잘 깨닫지 못한다. 자신은 아주 잘 살고 있다고 믿으며 일상을 굴리는데 바쁘지만 사실 그들은 생의 감각이 무뎌져 가고 있는 것이다. 상처에 무뎌지면 곧 삶 그 자체에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발췌)
● 심사평
‘멍에’는 깊은 상처를 감추고 어떻게든지 살아가려고 애쓰는 한 생명의 이야기입니다. 우는 의식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는 텐도 아라타의 ‘붕대클럽’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외로움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에 진짜 문제와 부딪치는 순간 탄로납니다. 삶의 위안은 가족으로부터, 진짜배기로부터 온다는 것을 ‘멍에’는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문영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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