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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배드뱅크 내달 생긴다/ 14개 은행 참여… 부실채권 시장 활성화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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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배드뱅크 내달 생긴다/ 14개 은행 참여… 부실채권 시장 활성화 될 듯

입력
2009.03.2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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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국내 첫 '민간 배드뱅크'를 내달 초 설립한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양산될 부실채권을 처리해 주는 '제2의 캠코(자산관리공사)'가 민간주도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20일 금융계 한 고위소식통은 "자본확충펀드에 가입한 은행들이 민간 부실채권정리기관을 설립하기 위해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회사형태, 운용방안 및 소요자본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달 중 민간 배드뱅크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민간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캠코 독점의 배드뱅크 시장이 경쟁화함으로써 부실채권 매매 시장이 더욱 활성화하고 소화여력도 커지게 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민간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은행자본확충펀드에 가입한 14개 은행들이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포함된다. 재원도 14개 은행이 자본확충펀드에 크레디트라인(신용한도)으로 설정해 놓은 12조3,000억원 중 일부를 각 은행 한도비율에 따라 갹출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민간 배드뱅크 설립을 서두른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부실채권을 신속하게 매각(유동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 잔액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14조3,000억원으로 1년 전(7조7,000억원)보다 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캠코의 올해 부실채권 매입계획은 3조8,000억원에 불과한 상황.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로 은행 부실자산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캠코가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은행이 직접 배드뱅크를 만들어 전체 부실자산 인수 여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부실자산 헐값 인수논란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그 동안 캠코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실자산을 지나치게 싸게 인수하는 바람에 부실채권을 넘기는 것을 주저해왔다. 현재 캠코는 경쟁 입찰방식이 아니라 100% 수의계약을 통해 부실자산을 인수해 은행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민간 배드뱅크가 만들어 질 경우 경쟁체제가 형성돼 부실자산 매매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며 "부실채권 처리가 빨라질 경우 은행들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국민ㆍ하나ㆍ우리은행, 농협ㆍ수협 등 5개 은행이 1차로 다음주 중 4조3,000억원 규모의 은행 자본확충펀드 지원을 신청해 이달 31일 펀드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배드뱅크(bad bank)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유동화해주는 기관. 부실채권을 매입해주면 금융기관은 그 자금을 대출재원 등에 쓸 수 있다. 외환위기때에는 캠코가 공적자금(부실채권정리기금)을 받아 배드뱅크역할을 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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