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고 장자연씨 유족이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유력인사 3인은 연예계에서 흔히 얘기되는 '스폰'(스폰서의 속칭으로, 연예인에게 성관계 등의 대가로 물질적 지원을 해주는 재력가들) 역할을 했던 것일까.
장씨 유족은 지난 17일 유력인사 3명을 '성매매'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매매 혐의가 적용되려면 성관계 사실 뿐 아니라 성관계의 대가로 이들이 장씨나 장씨 회사에 '유형 또는 무형의 금전적 이득'을 제공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 성관계의 대가성과 행위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은 유족측이 이들을 강요죄나 배임수재 등이 아니라, 성매매로 고소한 것은 이들이 성접대의 대가로 장씨 소속사측에 금전적 이득을 준 것으로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소당한 인사들의 경우 장씨측과 특별한 광고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방식의 금전적 대가가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장씨 계좌와 장씨 소속사 대표의 계좌 추적을 통해 의심스러운 돈의 흐름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인사들과 신인 여배우간 '스폰' 관계는 연예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해왔다. 신인 여배우의 경우 하룻밤 대가가 수백만원, 일정기간 관계가 지속될 때는 억대까지 치솟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연예기획사들이 스타 배우를 관리하면서 생기는 적자를 신인 여배우의 '스폰' 계약으로 메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T사 김 대표는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100억원대의 부동산 자산가로, 성 상납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실제 그의 자산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40억원 대로 알려진 김씨 소유의 강남구 삼성동 3층짜리 건물은 지난해 7월부터 모 금융회사에 39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1층과 3층이 전ㆍ월세 매물로 나왔지만, 대출금이 너무 많아 세도 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측이 장씨 주변인을 통해 성매매의 상당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족측이 불태워지고 없는 문건에서 본 기억만으로 유력인사들을 성매매 혐의로까지 고소했다는 것은, 향후 파장을 예상할 때 쉽게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장씨 문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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