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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시도 일본인 남성 체포… 철책선 코앞 오도록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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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시도 일본인 남성 체포… 철책선 코앞 오도록 '깜깜'

입력
2009.03.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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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 철책 인근에서 월북을 시도하려던 일본인 남성이 우리 군 초병에 체포됐다. 그러나 민간인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넘어 철책 가까이 접근했다는 점에서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오후 9시께 강원 철원군 전방 GOP 후방보급로를 경계하던 초병이 철책선 방향으로 접근하던 일본인 K(40)씨를 체포했다. 군과 국가정보원은 K씨의 철책선 접근 동기를 조사한 결과, 그가 과대망상적 심리상태인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데다가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주한 일본대사관에 인계했다.

군 관계자는 "K씨는 초기 조사 과정에서 월북하려고 접근했다고 진술했으나 곧 발언을 번복하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말했다. K씨는 군 당국의 조사에서 "전쟁을 반대한다. 내가 직접 몸으로 평화를 보여주기 위해 월북하려 했다"고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관광비자로 10일 전 일본 시모노세키 항을 출발, 부산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체포 당시 휴대용 금속절단기가 담긴 가방을 메고 있었다.

K씨가 초병에 의해 체포된 지점은 철책에서 50여m 가량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 민통선이 철책 이남 약 1㎞ 지점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가 어떻게 군 초소를 지나 철책선 근처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민통선 지역은 주민들이 농사를 위해 초소를 통과해 들어올 수는 있지만, 야간에는 모두 민통선 이남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군 관계자는 "민통선은 철책과 달리 유형의 경계선이 있지는 않다"며 "야간을 틈타 논밭을 지나 철책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4년 10월 강원 철원군의 최전방 3중 철책선이 뚫려 남측에서 신원미상자 1명이 월북한 사건이 있었으며, 2005년 6월에는 북한군 1명이 철책선을 넘어 월남하기도 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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