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농업의 화두는 녹색과 혁신. 여기에 딱 어울리는 외국기업이 있다. 칠레 1위의 기업 '아그로수퍼'다. 전 세계 65개 나라에 농축산물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최첨단 환경 관리 시스템과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100% 수직 계열화 등 제조업에 버금가는 생산 혁신을 통해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한국을 찾은 아그로수퍼의 영업ㆍ마케팅 총괄 기예르모 디아즈 델 리오(42) 사장으로부터 녹색 성장과 농업 분야의 혁신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녹색 성장에 관심을 두게 됐는지.
"예컨대 돼지고기 1㎏을 생산하고 환경 관리하는데 10~15센트(150~225원)가 필요할 정도로 환경 관리에 많은 돈이 든다. 하지만 멀리 보면 높은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경제적 가치도 엄청나다. 그래서 많은 돈을 투자했고 결국 시행 착오 끝에 온실가스 감축 시스템 '바이오 다이제스터', 축산 분뇨를 정화해 경작과 축사 청소 등에 다시 쓰는 시스템 등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환경 관리 체계를 갖추게 됐다."
-탄소배출권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던데.
"아그로수퍼는 농축산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있다. 시카고 거래소를 통해 일본 도쿄전력, 캐나다 트란스알타 같은 전력회사에 팔아 해 마다 500만~1,000만 달러를 벌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유럽에서 톤 당 30달러 까지 치솟은 적이 있고 앞으로도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다. 미 농무성(USDA)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등 여러 나라의 농업 관계자들이 노하우를 배워가고 있다."
-아그로수퍼는 농업 개혁을 어떻게 진행했나.
"수직계열화와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췄다. 사료 생산부터, 가축 사육, 도축, 가공, 포장, 유통, 판매,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로 묶어 관리했고 최고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가를 줄였다. 칠레는 전 세계 15개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등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을 지향하고 있고 미국, 유럽 산 수입품과 경쟁을 벌여야 했다.
우리는 (시장방어에만 주력한 것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 온 힘을 다했다. 특히 해외 현지 업체들과 파트너 십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생산에서 유통, 판매,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쇠사슬처럼 연결해 해외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얻었다."
-한국의 농축산업 종사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시장 개방은 농민에게 큰 시련이지만 고통 속에는 늘 보이지 않는 기회가 있다. 해외로 나가보라. 해외에는 한국 농산물을 필요로 하는 시장과 소비자들이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기술과 아이디어를 얻어 '한국의 것'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농업 개혁을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안으로는 농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한 법과 제도, 질서를 만들어 이를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하고 밖으로는 외국 정부 기관들과 협상을 통해 농업 종사자들이 수출하는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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