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관계에 있던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경기침체를 계기로 화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연방 탈퇴 문제로 전쟁을 한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의 관계가 경기침체를 계기로 세르비아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크로아티아의 노력 덕에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전쟁 중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크로아티아인을 대상으로 인종청소를 감행하면서 두 나라의 국민 감정은 매우 안 좋은 편이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발칸 반도를 강타하면서 두 나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관광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크로아티아는 국제 경제 위기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1월말 실업률이 14.5%로 솟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2%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크로아티아 정부가 눈을 돌린 곳은 이웃 세르비아. 세르비아 역시 경제가 안 좋지만 크로아티아는 최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관광 상품 박람회에 내전 이후 처음 자국 공무원으로 이루어진 관광홍보팀을 파견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크로아티아 관광청의 한 관계자는 "세르비아인이 우리나라 해안에서 휴가를 보내면 두 나라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니크의 호텔 경영자도 "밀로셰비치와 세르비아 정치인들이 저지른 과오는 용서하기 어렵고 잊어서도 안된다"면서도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세르비아 관광객을 이곳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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