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내외에게 18일은 '불심(佛心)'을 달래는 날이었다. 이 대통령은 서울 그랜드힐튼 컨벤션홀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불기 2553년 부처님오신날 기념 불교 대법회에 참석,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 각 종교가 별다른 갈등 없이 지내 온 것은 무차(無遮) 정신으로 넉넉하게 포용하는 불교계의 노력 덕분"이라고 한껏 불교계를 치켜 세웠다.
무차 정신이란 매우 관대하여 막힘이 없다는 뜻을 가진 불교 용어다.
이 대통령은 불교계가 경제난 극복과 국민화합을 위해 앞장서 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정부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경제를 살리고 국민화합을 이끄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법회에는 종단협의회 회장인 지관 스님을 비롯한 각 불교종단 스님들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병국 국회 정각회장 등이 참석했다. 1980년대부터 격년으로 열려 온 이 법회에는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참석해 왔다.
앞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낮 93년 열반한 성철 스님의 딸인 불필(不必) 스님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법명 불필은 성철 스님이 출가 후 출생한 딸에게 직접 지어 준 이름이다. 불필 스님은 10대 후반에 출가해 61년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정식 비구니계를 받았으며 현재 해인사 금강굴에 머물고 있다.
불필 스님은 "불교 문제에 더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 주고, 불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아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이 대통령도 영원히 국민 속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덕담했다. 이에 김 여사는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지만 (성공한 대한민국의) 밑거름을 만들어 놓고 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이 대통령 내외의 잇단 불교계 인사와의 접촉을 놓고 그간 소원했던 불교계에 대한 '간극 좁히기'차원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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