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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마켓셰어보단 마인드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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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마켓셰어보단 마인드셰어

입력
2009.03.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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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난 직후 인터뷰에서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사람들의 냉랭한 반응이 큰 자극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무대에서 획득한 금메달이나 동메달이나 모두 대단한 성적임에는 분명하지만 금과 동의 엄청난 차이를 느꼈던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1등을 좋아한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2등 기업보다는 1등 기업을 좋아한다. 1등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존재할 뿐 아니라 실제로도 영업력, 자본력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하강 시에 실적이 더 견조하고 경기상승 시에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가기도 한다.

이때 기준으로 사용되는 숫자가 바로 '마켓셰어'(시장점유율)다. 마켓셰어는 해당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알려준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계량화하기가 편하기 때문에 근거로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마켓셰어만 가지고 회사의 경쟁력을 예단해서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우선 마켓셰어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다. 이 때문에 홈쇼핑 업체들이 1등이라는 수식어를 달기 위한 매출 경쟁을 벌이면서 금액이 큰 가전제품에 방송시간을 많이 배정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홈쇼핑의 수익성이 좋아지던 시기는 매출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저수익 가전제품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보험 등 고수익 제품의 비중을 늘린 때였다.

기업을 보는 핵심은 역시 수익성이다. 매출액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늘릴 수 있지만 수익성은 더 많은 능력을 필요로 한다.

다음으로는 마켓셰어의 격차를 주목해야 한다. 만약 A기업과 B기업이 각각 30%, 28%의 마켓셰어를 가지고 있다면 단지 2%의 차이를 가지고 A기업을 1등 기업으로 정의해 더 많은 프리미엄을 주기는 어려운 일이다. 쉽게 뒤집을 수 없는 압도적인 차이를 가질 때만 1위 기업의 마켓셰어를 통해 어려가지 요소들을 판단할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절대수치도 중요하다. 경쟁자가 난립하는 시장에서 5%의 마켓셰어를 가지고 있는 1위 기업이 있다면 격차가 존재하더라도 다수의 경쟁이라는 요소에 의해 1위 기업 특유의 프리미엄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마켓셰어는 편리한 반면 불완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치투자자는 기업의 경쟁력, 특히 소비자로의 가격 전가력을 측정하기 위해 '마인드셰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마인드셰어는 소비자들의 머리 속을 잠식하고 있는 점유율을 나타낸다.

예컨대 콜라를 사 먹으려고 할 때 펩시콜라가 아니라 순간적으로 코카콜라를 집는다면 코카콜라가 가지고 있는 소비자 머리 속의 마인드셰어가 작동한 것이다. 계량화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투자자가 판단해 어떤 기업이 마인드셰어가 높다고 판단한다면 마켓셰어보다 더 의미 있는 투자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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