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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바닥 보이나/ 미국경제 '봄바람' 착시인가, 실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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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바닥 보이나/ 미국경제 '봄바람' 착시인가, 실제인가

입력
2009.03.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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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침체를 유발했던 주택시장 상황이 호전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2007년 12월 이후 1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경기침체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구매관리자지수(PMI), 경상수지 같은 거시경제 지표들도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58만3,000건으로 전달 대비 22.2% 증가했다. 신규 주택 착공 건수란 새로 착공되는 미국의 개인 소유 주택을 말하는데 이것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펜실베이니아, 뉴욕 등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동부의 착공 건수가 88%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초 2월의 신규 주택 착공이 45만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착공에 앞서 미국 부동산 당국에 의해 주택이 허가되는 건수를 보여주는 신규 주택 허가 건수도 2월에 54만7,000건으로 전달 대비 3%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주택 시장 개선에 주목하는 이유는 주택 부문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갖고 있는 중요성 때문이다.

미국은 GDP의 70%를 소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가 살아야 경제가 사는데 주택 시장 개선이 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보험사 스위스 리의 이코노미스트 쿠르트 칼을 인용, "주택 시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라며 "소매 판매, 내구재 소비 등이 여전히 나쁘지만 이번 결과가 미국인에게 위안을 주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변화는 미국 정부와 은행업계가 그간 금융위기의 시발점인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노력해온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지난해말 인수합병(M&A)이 일단락되고 정부의 공적자금이 수혈된 것을 계기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인하, 대출 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GDP의 선행 지표로 요즘 효용성을 인정받는 PMI도 2월에 35.8을 기록해 지난해 12월의 32.9에서 바닥으로 찍고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PMI란 신규 주문 건수, 공장의 재고 수준 등 5가지를 종합한 것으로 50을 넘으면 제조업이 호황기에 있다고 본다.

때마침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경상수지도 개선됐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6,733억달러로 2007년의 7,312억달러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경상수지 적자 역시 1,328억달러로 2003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3일 나올 실업률 통계에 관심을 쏟고 있다. AP통신은 "실업률은 주택 시장 지표와 더불어 개인의 소비 여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라며 "3월 실업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면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 단계를 경기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AP통신은 "2월 주택 시황 발표를 보면 신규 주택 판매와 공급량은 여전히 감소세"라며 "경기가 회복됐다기보다는 일시 반등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12일 나온 소매 판매도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2월 실업률 역시 8.1%로 지난해 1월 4.9%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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