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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주당 한심한 집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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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주당 한심한 집안싸움

입력
2009.03.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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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모처럼 세인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를 둘러싼 당내 갈등 때문이다. 좋은 일이 아닌 싸움질로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문제는 싸움의 명분과 논리가 빈약해 갈수록 추한 관심을 더욱 받게 될 것 같다는 점이다.

당장 정세균 대표 주변에서는 "정 전 장관의 고향 출마는 개혁공천에 어긋난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면서 희한하게도 인천 부평을 출마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이 서울 동작에서 고향인 전주로 가는 것은 안 되고 인천으로 가는 것은 개혁공천에 합당하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대선후보까지 지냈던 정치거물을 수도권 언저리를 배회하는 '정치철새'로 만들겠다는 속셈으로까지 보인다. 차라리 "정동영, 당신이 오면 부담되니 안돼!"라고 말하는 게 솔직하지 않을까.

모양이 사납기는 정 전 장관도 마찬가지다. 대선과 총선 패배의 아픔을 너무 빨리 잊고, 너무 조급하게, 또 너무 쉽게 안착하려 한다는 비판이 대두된다.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전주 출마를 선언하는 행태는 특유의 '정면돌파'인데, 그 방식은 백척간두의 어려움 속에서 정도를 향해 결단할 때 빛이 나지 이런 경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오만하게 비쳐져 "당원이 당을 이기려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 대표나 정 전 장관이나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민은 그런 표정을 우구충정의 각오가 아니라 내분의 아집으로 볼 따름이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숱하게 보아온 도토리 키재기의 계파싸움으로 보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가 10%대를 넘어서지 못한 지가 몇 년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참 한심한 상황이다.

박석원 정치부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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